14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데일리파트너스는 지난 1월 중기부가 진행한 액셀러레이터(AC) 정기검사에서 벤처투자법(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법령으로 규정한 '초기기업 의무 투자 비율'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벤처투자법에 따르면 국내 액셀러레이터는 전체 투자금액의 40~50% 이상을 창업 3년 이내 초기기업에 의무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자본금으로 투자할 경우 40%, 개인투자조합을 결성해 투자할 경우 50%, 벤처투자조합을 결성해 투자할 경우 40% 이상 비율을 충족해야 한다.

이에 벤처캐피탈과 액셀러레이터를 겸하는 운용사들은 액셀러레이터로서 충족해야 하는 의무 투자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의견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2년 전엔 이 같은 이유로 액셀러레이터 라이선스를 가진 벤처캐피탈들이 잇달아 면허를 반납하는 일도 있었다.

데일리파트너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액셀러레이터 자격을 유지해온 운용사다. 여기에 벤처캐피탈, 사모펀드(PE), 팁스(TIPS) 라이선스를 모두 보유하고 있다. 최근엔 스케일업팁스 운영사 자격까지 획득하며 투자 전(全)주기를 책임질 수 있는 하우스로 발돋움했다.

이번 중기부 정기검사 과정에선 액셀러레이터로서 초기기업 의무 투자 비율을 단순 착오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유계정을 통해 투자한 포트폴리오들을 집계하는 과정에서 중기부 기준과 차이가 있었다는 게 데일리파트너스의 설명이다.

발빠른 후속 조치에도 나섰다. 정기검사 이후 곧바로 의무 투자 비율을 충족하는 초기기업 투자를 단행했다.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설립한 '메디트릭스'에 고유계정으로 5억원을 투자했다. 디지털치료제와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창업 2년차 기업이다.

향후에는 데일리파트너스처럼 벤처캐피탈과 액셀러레이터 업무를 겸하는 운용사들이 초기기업 의무 투자 비율을 충족하는 게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중기부가 지난 13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벤처투자법 개정안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액셀러레이터를 겸하는 벤처캐피탈들은 앞으로 초기기업에 투자하는 목적의 벤처투자조합을 1개 이상 운용할 경우 투자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인정받게 된다. 개정안은 오는 6월 20일 공포된 이후, 12월 21일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중기부 벤처투자과 관계자는 "개정된 벤처투자법은 액셀러레이터를 겸하는 벤처캐피탈들의 이중 의무를 해소하기 위해 제정됐다"며 "액셀러레이터 계정으로 결성한 벤처펀드를 1개 이상 운용하면 액셀러레이터로서 투자 의무를 인정해주는 게 골자"라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 전자공시(DIVA)에 따르면 데일리파트너스는 오는 9월 6일까지 초기기업 의무 투자 비율을 맞춰야 하는 유예기간을 부여 받은 것으로 등재돼있다. 그러나 이미 징계 사유를 해소하는 초기기업 투자를 단행한 데다, 연내 벤처투자법 개정안이 시행되는 것을 고려하면 초기기업 의무 투자 비율이 문제 요소로 작용하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