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올 들어 KB국민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은 풍부한 조달예금과 상대적으로 긴 자산·부채 듀레이션 등을 바탕으로 NIM 상승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향후 전망을 밝게 했다. 신한은행은 기저효과에 따른 NIM 상승으로 2분기 개선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4대 시중은행의 평균 NIM은 1.68%로 전 분기(1.72%) 대비 0.04%포인트(p) 하락했다. 

지난해 1분기 1.54%에서 4분기 1.72%까지 매 분기 상승추세를 보였던 NIM은 올 1분기 하락 반전했고, 업계에서는 향후 NIM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에 따른 조달금리 상승과 저원가성예금 감소세 등으로 당분간 은행 NIM이 하락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5월 NIM은 4월 대비 평균 약 0.03%p~0.04%p 내외 추가 하락한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로서는 6월 NIM도 크게 반등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여 1분기에 이어 2분기 NIM도 전반적으로 상당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은행 전반적으로 NIM 하락세로 인한 이자이익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이러한 흐름에서 한발 비켜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KB국민은행은 지난 1분기에도 전 분기 대비 0.02%p 오른 1.79%를 기록하며 매 분기 NIM 상승세를 나타냈는데, 2분기에도 상승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은행권에서 원화예수금 규모 1위로, 조달 측면에서 강점을 가진 데다 저원가성 예금이 늘어 이자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 NIM 개선 성공의 비결로 지목된다. 또 타 은행 대비 자산·부채 듀레이션이 상대적으로 긴 것도 NIM 개선에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신한은행의 경우 KB국민은행과는 다소 다르다. 1분기 NIM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기저효과로 2분기 NIM 상승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신한은행의 1분기 NIM은 1.59%로 전 분기(1.67%) 대비 0.08%p 하락했는데 4대 은행 중 하락폭이 가장 컸다. NIM 수치도 유일하게 1.6%를 하회했다.

신한은행 측은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단기 변동금리부 자산 이문율 하락과 전년도 4분기 조달한 고금리 정기예금에 따른 예수금 비용률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타 은행들이 NIM 하락에 의해 이자이익 감소가 불가피 한 상황이지만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오히려 NIM 상승으로 2분기 이자이익도 상대적으로 선방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분기 국내은행 이자이익은 총 14조7000억원으로 전 분기(15조4000억원) 대비 4.4% 줄었다. 은행 이자이익 감소는 2020년 1분기 이후 12분기 만에 처음이었다.

KB국민은행도 전 분기에 비해선 이자이익이 줄어들긴 했지만 타 은행과 비교하면 감소폭이 훨씬 작았다. 신한과 하나, 우리은행이 6~7%대 감소율을 기록한 반면, KB국민은행은 4.1%로 2%p가 넘는 격차를 나타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NIM이 전반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1분기 대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신한은행은 1분기 하락폭이 컸던 기저효과지만, KB국민은행은 이자수익에서 타 은행 대비 경쟁력이 높다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