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테슬라의 스페인 투자, 혹시 기가팩토리?

8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테슬라는 스페인 발렌시아 지방정부와 '대규모' 투자에 대해 논의하고 있습니다. 이 대규모 투자가 정확하게 어떤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는데요. 스페인 경제매체 싱코 디아스는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테슬라의 스페인 투자가 자동차 공장 건립을 위한 것이며 48억 3000만 달러 규모라고 보도했습니다.

발렌시아 기가팩토리가 불가능하지 않은 이유

갑자기 스페인이라니, 조금 의외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사실 스페인은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자동차 생산국입니다. 최근에도 팬데믹 복구 기금을 활용해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스페인에 투자하도록 끌어들이고 있죠. 그리고 이는 실제 효과가 있었어요.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 폭스바겐은 발렌시아 인근 사군토에 배터리 공장을 건립할 계획이고,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도 이미 발렌시아에 공장을 세우고 여기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기로 했습니다. 즉 테슬라가 스페인에 기가팩토리를 짓는다고 해도 이상한 일은 아니라는 겁니다.

게다가 테슬라 입장에서도 유럽에서의 생산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테슬라의 유럽 공장은 독일 브란덴부르크에 위치한 게 유일한데요. 유럽 전기차 시장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하나의 생산기지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유럽 전기차 시장은 적극적인 지원 속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요. 게다가 유럽연합(EU)은 내연기관 자동차를 단계적으로 퇴출할 계획이기 때문에 향후 성장 잠재력도 매우 크고요.

미국, 중국 거쳐서 이제 유럽으로?

테슬라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습니다. 현재 기가팩토리를 자국에 유치하기 위한 각국 정부의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다양한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요. 테슬라를 이끌고 있는 일론 머스크 CEO 역시 올해 말까지 새로운 공장의 위치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후보지조차 공개하지 않았고요.

이처럼 모든 게 베일에 쌓여있는 상황인데도 테슬라의 기가팩토리 소식은 투자심리를 자극했습니다. 테슬라 주가는 8일(현지시간) 전일대비 4.58% 상승한 234.86달러를 기록했어요. 이날 전기차 섹터가 전반적으로 상승 흐름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이를 고려해도 눈에 띄는 주가 상승폭입니다. 향후 테슬라의 기가팩토리에 대한 구체적인 소식이 더 전해진다면 다시 한번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도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