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BGF로지스가 모기업인 BGF리테일의 성장에 힘입어 외형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편의점 사업이 호조세를 보인 덕분에 물류 배송을 담당하는 BGF로지스까지 매출 증대 효과를 누린 것. 다만 시장에선 이 회사가 중장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계열사 외 3자 물류 부문을 확대해 98%에 달하는 내부거래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BGF로지스는 지난해 매출 2755억원을 기록해 전년(2304억원) 대비 19.9% 증가한 성과를 거뒀다. 이는 작년 BGF리테일이 외형 성장에 성공한 것과 무관치 않다. 지난해 홈레스토랑, 홈술 문화가 확산되면서 편의점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고 이에 BGF리테일 역시 다양한 가정간편식(HMR), 위스키 등을 선보이며 전년 대비 12% 증가한 7조5778억원(별도기준)의 매출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BGF로지스는 1999년 설립된 BGF리테일의 100% 물류 자회사로 편의점(CVS) 부문을 주력으로 운영하고 있다. 매일같이 전국 가맹점에 저온·상온 상품을 공급해야 하는 까닭에 직접 물류 자회사를 설립해 비용 절감에 나선 것이다. 이렇다 보니 BGF로지스는 현재 전체 매출에서 내부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98.5%에 달하는 등 계열사 의존도가 상당하다. 지난해만 봐도 BGF리테일에서 2664억원, BGF네트웍스에서 18억원, BGF푸드에서 30억원 등의 매출을 올린 상태다.

시장에선 이에 BGF로지스가 중장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계열사에 대한 매출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BGF리테일의 매출 변화에 따라 이 회사 수익성도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단 까닭에서다. 게다가 현재 국내 편의점 시장이 포화상태인 만큼 계열사 물류를 담당하는 것만으론 외형 확장에 한계가 있단 점 역시 이 회사가 외부 물류를 늘려야 하는 이유로 꼽힌다.

일각에선 BGF가 올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처음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된 만큼 부당 내부거래로 비춰지지 않기 위해선 외부 물류를 늘려야 한단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오너 일가가 지분 20%이상 보유한 기업이나 그 기업이 지분 50% 이상 가진 자회사의 연간 내부거래액이 200억원 이상일 경우 공정위의 규제 대상에 해당될 수 있어서다. 현재 오너 일가가 보유한 BGF리테일 지분은 20%를 상회하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사실 편의점에게 물류센터는 중요한 사업 경쟁력"이라며 "외주 용역을 늘릴 경우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직접 물류센터를 운영해 비용도 줄이고 각 제품별 배송, 보관 노하우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자회사라 할지라도 물류 회사 입장에선 수익이 나야한다"며 "CU에만 기댈게 아니라 제3자 물류로 사업을 확대해 하는 게 중장기적으로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유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시장 관계자는 "BGF가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처음 지정된 만큼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자회사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건 사실"이라며 "특히 BGF로지스는 공정위의 내부거래 감독 기준인 내부거래액 200억원 이상, 전체 매출 중 내부거래 비중 12% 이상 등의 요건에 해당되는 만큼 외부 물류를 확대해 내부 거래를 줄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BGF리테일 관계자는 "자사는 현재 BGF로지스 뿐만 아니라 다른 3PL업체들(제3자물류)과도 동일한 조건으로 물류를 운영하며 공정하게 거래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운영방침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