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이 자체 신약 개발과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에 적극 나서며 '제2의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 뇌전증(발작) 신약)' 찾기에 나섰다. 신약개발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경쟁력 있는 후속 파이프라인 발굴에 선제적으로 나서겠다는 것이 이들의 전략이다.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이 개발 중인 레녹스 가스토 증후군 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에 대한 글로벌 임상3상 환자모집이 순항 중이다. 이는 이 회사가 보유한 신약 파이프라인 중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2025년 글로벌 시장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 등 총 15개국에서 총 25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이 진행될 예정이며, 지난달부터 환자 모집도 본격화됐다.

레녹스 가스토 증후군은 소아기에 발생하는 뇌전증 중 가장 심한 형태의 뇌전증으로 여러 형태의 경련과, 발달부전, 충동조절 장애 등의 행동 장애를 특징이 동반된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약물치료 반응이 좋지 않으며 인지기능 저하와 뇌전증 지속상태가 동반돼 장기적 예후가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카리스바메이트는 2017년 미국식품의약국(FDA) 희귀의약품(ODD)으로 지정되며 시장경쟁력을 확보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희귀의약품의 경우 우선 심사 신청권·세금 감면·허가신청 비용 면제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지며 임상3상에 성공해 허가를 획득할 시 7년간 시장 독점권이 부여된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카리스바메이트 임상3상 뿐만 아니라 진행성 고형암에 대한 글로벌 임상1.2상을 진행 중"이라며 "최근에는 세노바메이트의 적응증을 전신 발작으로 확대하는 국내 임상3상 시험계획도 승인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적응증 확대 임상은 연내 환자모집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적극적이다. SK바이오팜은 지난 11일 미국 헬스케어 전문 벤처캐피탈 라이프사이가 발행하는 '라이프사이 벤처3 펀드(LifeSci Venture Partners III)'에 265억원을 출자했다고 밝혔다. 라이프사이가 보유한 네트워크 및 전문성을 활용해 초기 신약 후보 물질과 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와 미국의 유망한 바이오벤처 업체들과의 연구 협력 등의 기회를 얻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SK바이오팜의 행보를 보면 세노바메이트가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성장한 이후를 준비하는 듯하다"며 "신약개발의 연속성을 확보 못하면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을 확실히 인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SK바이오팜이 지난 4월부터 연말까지 상시 채용하고 있는 모집군도 그룹 바이오·헬스케어 전략 및 단기.중장기 전략을 수립할 전략 전문가 또는 중장기 포트폴리오 전략을 수립할 포트폴리오 매니저"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SK바이오팜 관계자는 "한국을 넘어 미국, 유럽 제약시장에서 성공을 이루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큰 성공을 하기 위해 조직과 개인의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며 "조직의 성장을 위해 세노바메이트의 매출을 극대화하고 차세대 파이프라인을 확보해 나갈 것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