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SK바이오팜이 글로벌 영토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뇌전증(발작)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정)의 미국 판매를 확대함과 동시에 출시 국가를 늘려 연내 '흑자전환' 달성이 목표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SK바이오팜은 미국 뿐만 아니라 독일,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 18개국에 엑스코프리 제품을 출시했으며, 연내 유럽 4개국에 대한 추가 출시를 계획 중이다. 추가 출시 국가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다. 글로벌 판로 다각화를 통해 SK바이오팜의 적자개선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엑스코프리의 대부분의 매출은 미국 현지에서 발생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의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608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미국 매출은 5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70% 증가했다. 팬데믹이라는 어려운 영업 환경속에서 출시했음에도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성장 속도라면 올 4분기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SK바이오팜이 미국 현지에서 신규처방(NBRx) 건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NBRx는 기존 주 단위로 200~250명 증가하다가 3월부터 300~350명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또한 "처방하는 의사 범위를 뇌전증 전문의에서 신경과 전문의로 확대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신경과 전문의까지 처방 의사가 확장되면 전체 처방 건수 증가 속도도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SK바이오팜은 미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한편, 흑자전환 시기를 좀 더 앞당기기 위해 '출시 국가 다변화'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을 제외하고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곳은 유럽이다. SK바이오팜은 유럽 파트너사인 안젤리니파마의 주도하에 프랑스, 독일 등 유럽 18개국에 '온투즈리(엑스코프리 유럽 제품명)'를 출시했으며, 연내 유럽 4개국에 추가 출시할 계획이다. 유럽에서의 매출이 발생할 경우 SK바이오팜은 판매 로열티 및 매출 실적과 연계된 마일스톤 수익을 확보하게 된다.

중국 등 신규 시장 진출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 팀처럼 운영돼 오던 SK바이오팜의 상해 현지 법인을 재정비한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SK바이오팜은 2021년 상해 소재 글로벌 투자사 '6 디멘션 캐피탈' 중추신경계(CNS) 제약사 '이그니스 테라퓨틱스(이하 이그니스)를 설립해 중국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한 바 있다.

SK바이오팜은 신약개발을 위한 사업기회 확보 및 허가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별도의 현지법인(SK바이오팜테크)을 운영했는데, 해당 법인을 최근 재정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규모가 작아 팀처럼 운영되던 실질적인 법인형태로 승격됐다"며 "법인이 재정비되면서 CEO 직속으로 들어갔다. 이는 회사 차원에서 중국 진출에 힘을 주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도 체결했는데, 브라질 등 17개 국가에서 허가 절차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