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고분자 분산형 액정 디스플레이(PDLCD) 제조업체 리비콘이 기업공개(IPO) 준비 절차에 착수했다. 대표 주관사 선정과 함께 이사회 정비, 주식 액면분할 등을 진행했다.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증가하는 등 성장세가 본궤도에 오른 점에서 투자자 관심이 쏠린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리비콘은 전일 주식 액면분할(10대 1, 액면가 5000원→500원) 절차를 마무리했다. 발행 주식 총수는 176만9315주(우선주 포함)에서 1769만3150주로 늘어났다. 이번 액면분할은 신주 규모 등 공모구조를 설계하기 위해 발행 주식 수를 확정하는 IPO 사전 정지작업으로 해석된다.

이사회 구성에도 변화가 생겼다. 리비콘은 지난 3월 임기가 만료된 황태철 사외이사 빈자리에 이재욱·박경욱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이사회 총수의 4분의 1 이상을 사외이사로 구성해야 한다는 상법을 만족하기 위해서다. 리비콘 이사회는 사외이사 2인과 사내이사 2인(김경진 대표, 채효석 최고재무책임자), 감사 1인(송균석) 등 총 5명이 됐다.

리비콘은 IPO 대표 주관사를 맡은 신한투자증권과의 협의를 거쳐 연내 코스닥 상장예비심사(예심)를 청구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실적이 급증하는 점에서 올해를 상장 적기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리비콘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208억원으로 전년대비 114% 늘었다. 영업손실 폭도 40억원에서 21억원으로 줄었다.

실적 성장은 주력 제품인 PDLCD의 유럽지역 매출이 94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늘어난 덕분이다. PDLCD는 평소에는 불투명하지만, 전기가 통하면 투명하게 변하는 액정 디스플레이다. 회사 창업주인 전영재 건국대학교 총장이 지난 2012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현재 독일 자동차 업체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재무적 투자자(FI)와의 IPO 약속 기한이 다가오는 점도 상장 준비에 돌입한 이유로 지목된다. 리비콘은 2021년 11월과 2022년 2월 각각 50억원 규모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하면서 올해 말까지 상장예심을 청구하겠다는 의무 사항(2회에 한해 1년씩 연장 가능)을 포함했다. 앞서 발행한 RCPS도 모두 상환청구권 행사가 가능해진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리비콘의 주요 주주는 캡스톤파트너스와 비전벤처스, 산업은행 등이다. 이들은 보유하고 있는 RCPS를 보통주로 전환하지 않았다. 최근 한국거래소가 상장 전 RCPS의 보통주 전환을 강력하게 권고하고 있는 만큼, 리비콘의 공모 절차가 확정되면 관련 작업을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리비콘의 기업가치는 680억원 수준이다. 리비콘 발행 주식 수와 최종 투자유치 단가(1주당 3850원)를 고려한 가격이다. 지난 2014년 기술보증기금이 10억원을 투자하면서 평가한 75억원과 비교해 9배가량 뛴 수치다. 후속 투자자들도 3~4배 차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IB업계 관계자는 "리비콘은 업력은 길지 않지만, 수준급 기술력과 제품 양산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아 꾸준한 투자유치에 성공해온 기업"이라며 "영업적자 폭도 줄이는 등 실적 개선세도 일궈내고 있어 공모 절차에 착수할 시 관심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