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광고제작사 드림인사이트가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을 통한 코스닥시장 상장에 재도전한다. 목표 기업가치를 기존보다 15%가량 낮추는 등 스팩 주주들의 호응을 이끌기 위한 요소를 배치해 주목된다. 스팩 합병 무산으로 아쉬움을 삼켰던 재무적 투자자(FI)들도 다시 한번 투자금 회수(엑시트) 기회를 잡을 전망이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드림인사이트는 전날 한국거래소에 하이제6호스팩과 스팩 소멸 합병을 위한 상장예비심사(예심) 청구서를 제출했다. 합병 비율은 1대 0.0720721이다. 심사 지연과 합병 안건 부결 등 변수가 없다면 오는 10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합병 주관 업무는 하이투자증권이 맡고 있다.

드림인사이트는 지난 2012년 설립된 회사다. 자체 개발한 마케팅 모델인 '크리X테크'로 광고주 의뢰에 따른 광고 기획·제작부터 사후관리까지 업무 전반을 대행한다. 광고주가 보유한 브랜드 특성을 고려한 제품 선별 온·오프라인 마케팅 연계 등 통합 솔루션 제안을 사업 목표로 하고 있다.

드림인사이트의 증시 상장 도전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21년 12월 하이제5호스팩과 스팩 존속합병을 추진했으나 심사과정에서 철회했다. 시장에서 사업 경쟁력과 비교해 기업가치를 높게 책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드림인사이트는 1년 만에 영업이익이 3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며 목표 시가총액 1120억원을 제시했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설립된 지 10년이 된 기업이 신규 사업 진출 없이 급격한 성장을 이루기 힘들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로 드림인사이트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51억원, 영업이익은 34억원으로 실적 추정치(171억원, 80억원)와 괴리가 있다. 실적에 대한 시장 우려가 현실화한 셈이다.

드림인사이트는 재도전에 나서면서 미래 추정 실적부터 손봤다. 먼저, 지난해 일부 사업 운영을 하부대행사에 맡기기 시작한 온라인 디스플레이 광고(DA) 매출을 20~30%가량 하향했다. 온라인 검색 광고(SA) 부문 매출도 줄였다. 그 결과 목표 시가총액을 930억원 수준으로 낮출 수 있었다.

기업가치를 낮추더라도 드림인사이트의 자금조달 규모에는 차이가 없을 전망이다. 하이제5호스팩과 6호스팩의 공모 규모가 85억원으로 같아서다. 스팩 합병은 절차 완료 뒤 스팩이 보유한 공모 자금(합병 유입금)이 기업에 편입되는 구조다. 드림인사이트가 몸값에 얽매이지 않아도 되는 이유다.

드림인사이트가 예정대로 상장 절차를 마무리한다면 앞서 아쉬움을 삼켰던 FI들도 엑시트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드림인사이트 주요주주는 KB증권과 위드윈인베스트먼트, 글로벌원자산운용 등이다. 이들은 지난 2021년 10월 주당 1만8700원을 들여 회사 지분을 취득했다. 합병가액(2만7750원)을 고려하면 2~3배 차익이 기대된다.

IB업계 관계자는 "드림인사이트도 재도전에 앞서 과거 제시했던 실적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해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며 "앞서 한 차례 고배를 마셨던 만큼, 일단 증시에 상장한 뒤 기업가치 상승을 노리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