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보라 기자] 지난 1분기 삼성SDS 실적은 영업외이익이 주도했다. 예‧적금 등으로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총자산의 40%를 넘어서는 만큼 부진했던 영업이익을 뒷받침한 것. 여기에 환율 효과와 재판 승소에 따른 일회성 수익까지 반영되면서 부진한 영업이익을 일부 보완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1분기 삼성SDS의 영업외이익은 89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49% 늘었다. 이는 영업이익에 영업외손익을 반영한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의 1/3수준이다. 경기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컨센서스)를 밑돌자 영업외이익의 실적 기여도가 커졌다. 

연초 삼성SDS는 본업인 IT서비스와 물류 부문에서 모두 부진했다.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18.9%, 29% 감소했다. 동탄 데이터 센터 오픈에도 IT서비스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9.8% 줄었다. 비용 절감을 위해 고객사들이 IT 투자 규모를 줄이거나 축소한 결과다. 운임 하락으로 물동량이 줄면서 물류 부문 영업이익도 26.3% 쪼그라들었다.

반면 영업외이익은 '이자‧환율‧승소' 등 3가지 요인으로 인해 크게 늘었다. 지난 1분기 말 삼성SDS가 가용할 수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 잔액은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해 5조101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예‧적금 등 금융기관에 예치하지 않고 현금으로 보유하는 금액은 1000만원이 안 된다. 현금 보유량을 늘리면서 이자수익도 함께 커진 것.

환율이 오르면서 관련 차익도 반영됐다. 삼성SDS는 모회사인 삼성전자의 물동량을 소화하기 위해 해외 물류 법인을 두고 있다. 평균적으로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의 60~70%를 차지할 정도다. 외화 자산 보유량이 적지 않은 만큼 환율 등락에 따른 손익 변동성도 크게 나타난다.

여기서 영업외이익으로 반영되는 대표적인 항목이 외환차익과 외화환산이익이다. 회사가 외화 금융상품을 매각해 차익을 보면 외환차익, 아직 보유하고 있으나 환율 변동에 따른 평가액을 장부상에 기재할 때는 외화환산이익으로 반영한다.

대표적으로 삼성SDS가 보유하고 있는 미국 달러로 비교해 볼 수 있다. 지난해 12월 말 삼성SDS가 보유하고 있는 미화(USD) 표시 화폐성 자산의 장부금액은 1조4385억원이다. 당시 재무제표를 보면 원화와 비교해 미국 달러가 5% 강세를 나타낼 경우 환율 효과에 따라 당기순이익 336억이 늘어난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말 미국 달러를 포함, 삼성SDS가 보유하고 있는 외화 화폐성 자산은 3조4000억원 수준이었다.

이밖에도 약 284억원에 달하는 데이터센터 화재 손해배상액이 일회성이익으로 반영됐다. 지난 2014년 경기 과천에 있는 삼성SDS 데이터센터 부속 건물에 화재가 발생해 본체 건물 외벽 등이 연소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SDS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4개 기업에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했다.

삼성SDS 관계자는 "지난 1분기 현금 보유량이 5조원을 넘어서면서 이자수익이 늘었는데, 앞으로도 금리가 오르면 관련 이익은 꾸준히 높아질 것"이라며 "환율 변동에 의한 외환차익, 외화환산이익이 반영된 데 더해 과천 데이터센터 승소에 따른 손해배상금도 들어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