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가구 및 매트리스기업 지누스가 1분기 외형과 수익에서 모두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주력시장인 미국 수요 부진이 직격탄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 측은 그룹 계열사들과의 적극적인 시너지를 통해 반등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지누스는 8일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잠정 매출액 2291억원과 영업이익 8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1.2%, 영업이익은 70.6% 각각 줄어든 금액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70.9% 대폭 감소한 54억원에 그쳤다.

지누스는 글로벌 가구·매트리스 기업으로 2006년 미국을 시작으로 현재 캐나다와 호주, 일본, 유럽 등에 진출해 있다. 특히 미국 온라인 매트리스시장에서는 30%대의 높은 점유율을 가져가고 있다.

지누스는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 고객사의 과잉 재고와 소비자 이슈 등이 맞물리며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입장이다. 특히 전체 매출의 84%를 차지하는 미국의 경우 현지 주요 매트리스 고객사들이 과잉 재고를 막기 위해 발주제한정책 등을 추진한 부분이 실적에 직격탄이 됐다.

지누스 관계자는 "현대백화점그룹 편입에 따른 브랜드 인지도 제고로 1분기 국내 매출이 61.6% 증가하고, 일본·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한 해외 매출도 25.6% 늘어났다"며 "하지만 주력시장인 미국에서의 수요 부진 탓에 전체적인 매출과 수익성이 일시적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주력시장인 미국도 2분기부터 매트리스 공급량이 늘어나고 있어 향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백화점은 작년 5월 이윤재 지누스 회장 등이 보유한 지분 30.0%(경영권 포함)와 유상증자 등을 더해 8790억원에 지누스를 인수했다. 당시 인수합병(M&A)금액은 현대백화점 그룹 설립 이래 최대 규모였다. 최근에는 추가 지분매입을 통해 지누스 지분율을 36.9%까지 끌어올렸다.

현대백화점의 지누스 인수는 그룹 내 리빙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현대리바트와 현대L&C 등 계열사와의 시너지 창출을 염두에 둔 행보였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2021년 그룹의 미래 청사진이 담긴 '비전 2030'을 밝히면서 리빙사업부문을 전년 약 2조5000억원에서 2030년 5조원대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다만 아직까지 지누스의 수익성은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현대백화점그룹은 올해 계열사들과 지누스의 시너지 창출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김형종 현대백화점 사장도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계열사 시너지를 통해 지누스 브랜드 인지도를 확대하고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며 "3년 내 국내 매출 3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지누스는 올해 하반기 프리미엄 제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지누스 주력상품은 50만~100만원대이지만 200만원대 이상의 중·고가 제품을 선보여 객단가를 높이고 기존 매트리스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도 "지누스 인수 이후 백화점 공식 온라인몰인 더 현대닷컴과 오프라인 공간 활용 등을 통해 접점을 늘리고 제품 다양화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또한 현대홈쇼핑 등 유통계열사 판로를 활용한 해외시장 확대도 적극 타진할 계획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