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대신자산신탁이 책임준공신탁 계약을 맺은 속초 사업장에서 시공사의 부실이 터져나오면서 하도급업체에게 공사대금 약 200억원을 긴급 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준공 막바지 단계에 위기가 터져 그나마 피해를 최소화했지만, 신탁사의 자금 투입은 피할 수 없었다. 해당 사업장은 현재 임시사용승인을 받고 입주를 앞둔 상태다.

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속초 영랑호 엘크루 라테라 사업의 시공사 대우조선해양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공사 진행에 차질이 생기자 수탁을 맡은 대신자산신탁이 약 200억원의 긴급자금을 투입했다. 이 자금은 올 초부터 하도급 업체의 밀린 공사대금을 지급하는데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비슷한 시기인 지난 2월 21일 대신자산신탁은 이사회를 열어 단기차입금 한도액 200억원을 신규 설정했다. 지난해 자본총계 1567억원의 12.7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번 속초 사업장 부실이 터지자 부랴부랴 자금차입을 서두른 것이다. 

   

대신자산신탁이 자금을 투입한 사업장은 강원도 속초시 장사동 산278-7번지에 위치한다. 엘크루 라테라는 대지면적 3만9421㎡에 연면적 2만7568㎡ 규모로 조성한다. 건물은 지하 1층~지상 4층 15개 동, 총 200세대 규모로 구성됐다.

총 분양예정금액은 780억원이며 여기에 시공비용은 445억원으로 책정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공동주택(아파트) 분양을 완료했으며 근린생활시설은 분양 전이다. 분양공사 계약금액 783억원 중 지난해 말까지 인식한 누적분양공사 수익은 574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수익의 73%를 인식한 셈이다.

다만 공사를 시작하기 직전인 2020년 말 기준 사업수지분석표에 따르면 시공비와 각종 금융비용 등 사업비용 합계만 707억원에 달한다. 최근 시공사 부실로 공기가 지연되고 공사비 상승으로 추가 비용이 발생한 점을 고려하면 이익을 내기 어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업장의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은 180억원으로 2개의 유동화 회사를 통해 조달했다. 각각 속초주거제일차 100억원(이자율 연 6%), 트러스트리제삼차 80억원(이자율 연 10%)이다. PF 대출은 장기차입금 항목으로 잡혀 있다. 대신자산신탁 관계자에 따르면 PF대출금은 올해 모두 상환했다. 해당 사업장의 분양을 100% 완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업장은 시공사인 대우조선해양건설이 책임준공보증을 제공하며 사업을 진행했다. 사업의 시행사인 코코에스디는 대신자산신탁에 책임준공 관리형토지신탁 형태로 프로젝트를 위탁했다. 이에 따라 대신자산신탁 역시 약정된 기간 내 건물을 준공하지 않으면 대주단에 손해배상 책임을 갖고 준공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이 사업장은 2021년 2월부터 공사를 시작했다. 당초 계획은 22개월의 공사기간을 거쳐 2023년 1월쯤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그러던 중 지난해 말 시공사인 대우조선해양건설이 자금난 문제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공사 진행에 차질이 생겼다.

프로젝트 도중 시공사가 빠져버려 책준신탁을 맡은 신탁사가 홀로 사업을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시공사가 법정관리에 돌입해 책임준공 확약에 의한 손해배상을 기대하기도 힘든 처지다. 공기가 지체되면 신탁사의 피해만 늘어나는 구조다.

이에 준공기일은 2023년 3월로 예정보다 2개월 미뤄졌다. 다행히 지난해 말 사업장의 공정률이 90% 수준에 도달해 사실상 준공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대신자산신탁 관계자는 "해당 사업장은 지난주 임시 사용승인이 났고 준공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라며 "최종 사용승인도 다음 주쯤 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