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대신자산신탁이 지난해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을 기록했다. 신탁업계 후발주자인 만큼 최근 수익으로 인식하는 사업장이 늘어나면서 매출과 이익도 덩달아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대신자산신탁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수익(매출)은 367억원, 영업이익은 125억원으로 역대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수익은 전년도 208억원 대비 159억원 증가해 증가율이 76%에 달한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53억원에서 125억원으로 71억원 늘어나며 증가율 133%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2021년 40억원에서 지난해 95억원으로 55억원이나 증가했다. 증가율은 137%다.

이처럼 영업수익이 증가한 배경에는 토지신탁 사업장이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무엇보다 신탁업계 특성상 평균 3년에 걸쳐 인식하는 수익을 지난해부터 대거 인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신자산신탁은 2019년 7월 금융위원회가 부동산신탁업 본인가를 승인해 사업을 시작했다. 14개의 신탁사 중 12번째 문을 열었다. 지난해는 대신자산신탁이 인가를 받고 사업을 시작한지 3년째 되는 해다. 건축 사업의 평균 사이클이 최소 2~3년은 걸리는 만큼 지난해부터 기수주한 사업장의 수익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탁업계에서는 이익률이 높은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장을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 등 상위사들이 대부분 확보하는 반면, 대신자산신탁은 이보다 안전한 관리형 토지신탁을 주력으로 성장하고 있다. 다만 대신자산신탁은 중위험 중수익으로 리스크를 절충한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에 주로 집중했다.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은 시공사가 준공기일을 지키지 못할 경우 신탁사가 책임을 부여받고 준공의무를 부담하는 계약방식이다. 후발주자로서 지나치게 안전 지향 사업장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수익도 동시에 쫓는 셈이다.

관리형 토지신탁 수탁고를 살펴보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회사의 성장 가능성도 높아지는 셈이다. 출범 첫해인 2019년 관리형 토지신탁 수탁고는 49억원에서 2020년 1923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어 2021년 1조2097억원, 지난해 1조5337억원까지 늘었다.

고수익 고위험인 차입형 토지신탁도 지난해부터 차츰 늘려가고 있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신규인가를 받은 신탁사가 2년 후 진행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대신자산신탁은 2021년 7월 이후부터 수주가 가능했다. 지난해 말 기준 차입형 토지신탁 수탁고는 316억원 규모다.

여기에 대신자산신탁은 지난해 금리 인상기를 맞아 높은 이자수익도 거뒀다. 총 영업수익 367억원 가운데 44억원이 이자수익이다. 비율로는 12%다. 나머지 320억원은 신탁수수료 수익이다.

한편 대신자산신탁은 올해 경영 목표로 비토지 신탁을 늘리고 차입형 토지신탁은 선별적으로 검토해 수주한다는 방침이다. 부동산 하락기의 리스크를 의식해 보수적인 기조로 경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대신자산신탁 관계자는 "회사를 2019년 설립한 이후 2020년과 2021년 수주했던 물량들을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라며 "모회사인 대신증권이 부동산조각투자 회사에도 관심이 있는 만큼 향후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