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KB손해보험의 호실적 행진이 1분기에도 이어졌다. KB손보는 지난해 손해율 개선 및 사업비 절감 등에 힘입어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했는데, 올 1분기에도 이를 뛰어 넘는 호실적을 보였다. 덕분에 지난해에 이어 1분기에도 KB손해보는 KB금융지주 내에서 비은행 실적기여도 1위 영광을 차지하게 됐다.

◆ 순이익 기여도 은행 이어 2위, '비은행 효자' 굳건

28일 KB금융지주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의 1분기 순이익은 253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2019억원) 대비 25.7% 늘었다.

가파른 순이익 증가 덕분에 KB금융지주 내에서 KB손보의 순이익 기여도 역시 높아졌다. 올해 1분기 KB금융지주의 지배주주순이익은 1조4976억원이다. 이 가운데 KB손보가 차지하는 비중은 16.95%에 이른다.

비은행 계열사만 놓고 보면 KB손보의 순이익 기여도가 가장 높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비은행 순이익기여도 1위를 차지하며 '비은행 효자'계열사 자리를 굳건히 지킨 셈이다.

KB금융의 최대계열사인 KB국민은행이 가장 높은 순이익 기여도를 보였고 KB손보가 그 뒤를 이었다. 다만 KB국민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9315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9773억원)보다 4.7% 감소했다. KB국민은행이 차지하는 순이익 비중 역시 1년 전 무려 66.91%에 이르렀지만 올해 1분기에는 62.20%로 낮아졌다.

KB손보 외에 비은행 계열사들의 순이익 기여도는 ▲KB증권 9.39% ▲KB라이프생명 6.26% ▲KB국민카드 5.48% ▲KB캐피탈 3.13% ▲KB자산운용 1.20% 등으로 나타났다.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순이익 기여도가 15%를 웃도는 곳은 KB손보가 유일하다.

◆CSM, 1분기에만 2450억 늘어…수익성 지표 돋보여

1분기 KB손보의 보험계약마진(CSM) 평가액은 8조190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KB손보의 CSM 평가액이 7조9450억원이었는데 1분기에만 CSM 규모가 2450억원 증가했다. 1분기 동안 KB손보가 판매한 보험이 향후 2450억원의 마진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보험계약마진(CSM)은 올해부터 새 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되면서 새롭게 등장한 수익성 지표다. 미래에 보험계약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인식하게 될 미실현이익의 현재가치를 의미한다. 기존 회계기준에서는 보험료가 들어오면 수익으로 인식했지만, IFRS17에서는 먼저 보험부채로 인식하고 보험 기간이 경과하는 데 따라 부채를 상각해 수익으로 인식하게 된다.

KB손보는 CSM 관리를 위해 장기보장성보험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1분기 KB손보의 장기보장성보험 원수보험료는 2조0339억원이다. 전체 원수보험료는 3조1911억원의 63.7%에 이른다. 역대 최대실적을 거둔 지난해 장기보장성보험의 비중은 64.1%였는데 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장기보장성 보험은 장기적으로 안정적 보험료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사망·상해·입원 등 약관에 명시된 사고가 발생했을 때만 약속된 보험금을 지급하면 되기 때문에 비교적 손해율이 낮고 계약가치가 높은 고수익 상품으로 평가된다. CSM 측정에 유리한 상품으로 꼽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 시행으로 보험계약마진(CSM)이 크게 잡히는 장기보장성 상품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보험사마다 보장성 상품 위주의 판매전략을 앞세우는 가운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