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이스트소프트 주력 자회사 줌인터넷이 흔들리고 있다. 줌인터넷은 인터넷 포털 '줌닷컴'의 광고 수입에서 매출 대부분을 거둬왔다. 그런데 PC 이용자의 주요 사용 웹브라우저였던 인터넷 익스플로러(IE)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여파가 몰려오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줌인터넷은 2022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29억원을 거두고 영업손실 7억원을 봤다. 전년 대비 매출은 20.5% 줄고 영업수지는 적자전환했다. 이로써 최근 5년 동안 계속 이어졌던 영업수지 흑자 기록도 깨졌다. 

2022년 영업비용이 236억원으로 2021년 220억원과 비교해 크게 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매출 감소가 적자 전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영업활동을 통해 유입된 현금을 나타내는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지난해 22억원으로 2021년 47억원에서 비해 반토막이 났다.  

주력 사업인 인터넷 포털의 실적 악화가 전체 매출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 줌인터넷의 2022년 인터넷 포털 매출은 166억원으로 전년 236억원보다 29.7% 감소했다. 자산운용 매출이 63억원으로 전년 51억원보다 23.5% 증가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와 관련해 이스트소프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웹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2022년 6월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인터넷 포털의 트래픽이 하락했다"며 "국내외 금리 상승과 경기 침체에 따른 고객사 광고 지출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줌인터넷은 인터넷 포털 줌닷컴을 운영하면서 검색‧디스플레이‧쇼핑 광고 등을 주력 수익원으로 삼아왔다. 줌인터넷의 2022년 전체 매출에서 이 광고들의 비중을 개별적으로 살펴보면 검색 25%, 디스플레이 25%, 쇼핑 7% 등이다.

인터넷 익스플로러 서비스가 끝난 직후인 2022년 하반기 광고별 매출은 검색 25억원, 디스플레이 26억원, 쇼핑 16억원으로 집계됐다. 익스플로러가 아직 서비스되던 2022년 상반기 검색 33억원, 디스플레이 30억원, 쇼핑 20억원보다 모두 매출이 줄었다.

줌인터넷은 모기업 이스트소프트에서 운영하는 PC 소프트웨어 패키지인 '알툴즈' 이용자가 줌닷컴을 웹브라우저 시작 화면으로 고정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을 사용해 왔다. 그러나 인터넷 익스플로러 서비스가 종료되면서 이런 방식의 '첫 화면 잡기'가 힘들어진 점이 트래픽 이탈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IT업계 관계자는 "줌닷컴은 다른 인터넷 포털과 비교해 PC 이용자 비중이 매우 높은 편"이라며 "이들이 주로 이용하던 인터넷 익스플로러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PC 트래픽의 이탈에 따라 광고 수익도 줄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NHN데이터에서 운영하는 다이티블로그에 따르면 줌닷컴은 2022년 4분기 기준으로 전체 이용자의 99.55%가 PC를 통해 접속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줌닷컴의 검색엔진 유입률은 2022년 2분기 0.32%에서 4분기 0.24%로 0.8%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줌인터넷이 향후 사업에 투자할 곳간을 이전보다 채웠다는 점은 위안으로 남는다. 줌인터넷은 2022년 연결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 193억원을 보유했다. 전년 123억원 대비 56.9% 늘어난 수준이다. 

이스트소프트 관계자는 "줌인터넷은 기존 포털 사업 수익성을 강화하는 한편 테크핀(IT기업+금융)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자산운용 사업에서도 전체 운용 규모와 수익성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