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이스트소프트가 인터넷 포탈을 비롯한 주력 사업의 흔들림에 대응해 사업 다각화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스트소프트는 2022년 주주총회에서 인공지능(AI)에 연관된 사업목적을 정관에 추가한 뒤 관련 사업을 본격화한 바 있다. 2023년 주주총회에서도 유료 포인트와 NFT(대제불가토큰), 교육 사업을 추진할 기틀을 갖췄다.

20일 이스트소프트에 따르면 앞서 주주총회에서 신규 사업목적 15개를 추가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결의했다. 여기에는 전자금융업과 선불전자지급업, 블록체인 기술 기반 암호화 자산(NFT 포함)의 개발‧매매 및 중개업, 온라인 및 오프라인 교육서비스업 등이 포함됐다. 

전자금융업 등은 유료 포인트 사업을 염두에 둔 사업목적으로 보인다. 현재 이스트소프트는 압축 프로그램 '알집', PDF 뷰어 '알PDF' 등 여러 유틸리티 소프트웨어 모음집인 '알툴즈'를 무료 운영 중이다. 이 서비스 중 일부를 유료화하는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NFT에 관련해서는 이스트소프트의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휴먼 사업에 NFT를 접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2월 블록체인 기업인 FSN 및 핑거버스와 전방위적 제휴 관계를 구축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세 기업은 앞으로 이스트소프트에서 제작한 인공지능 휴먼의 IP(지식재산권)을 활용해 NFT를 론칭하기로 했다. NFT를 활용한 멤버십 서비스 개발과 웹페이지 활성화 등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교육 관련 사업목적은 이스트소프트가 3월 'K-디지털 트레이닝' 1차 사업자로 선정됨에 따라 추가됐다. K-디지털 트레이닝은 고용노동부에서 추진하는 사업으로 디지털 인재 양성 및 고용 창출을 목적으로 한다. 

이스트소프트는 3월 24일부터 4월 10일까지 K-디지털 트레이닝에 관련된 인재 육성 프로그램 '백엔드 개발자 부트캠프' 교육생을 모집했다. 이 프로그램은 백엔드(고객과 직접 대면하진 않지만 프론트엔드와 연동해 기술적 기능을 하는 프로그램) 개발 인재 양성이 목적이다.

이스트소프트가 신사업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주요 자회사들의 부진을 돌파해야 하는 상황이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스트소프트는 2022년 연결기준 매출 888억원을 거두고 영업손실 57억원을 봤다. 전년 대비 매출은 0.9% 줄었고 영업수지는 적자 전환했다. 

이스트소프트가 지분 52%를 보유한 인터넷포탈 자회사 줌인터넷이 부진한 실적을 거둔 영향이 컸다. 줌인터넷은 2022년 연결기준 매출 166억원을 거두고 순손실 18억원을 봤다. 전년 대비 매출은 30% 줄었고 순이익에서 순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그밖에도 2021년에 순이익을 거뒀던 이스트시큐리티와 엑스포넨셜자산운용이 2022년 적자 전환했다. 이스트게임즈는 순이익 규모가 2021년 49억원에서 2022년 3억원으로 급감했다. 라운즈는 같은 기간 순손실 규모가 29억원에서 70억원으로 증가했다. 

문제는 이스트소프트가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밀고 있는 신사업인 인공지능 기반 사업 역시 수익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스트소프트는 2022년 사업보고서의 전체 매출 구분에 인공지능 사업을 포함했지만 따로 매출을 매기진 않았다. 

이스트소프트 관계자는 "2022년 실적 하락은 신사업 투자 및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서비스 종료에 따른 줌인터넷의 트래픽 하락 등이 영향을 미쳤다"며 "기존 사업과 신사업의 시너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