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나라셀라가 몸값 거품 논란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비교기업을 전면 재정비하고 공모가를 낮춰 시장의 반감을 잠재우고 나선 것이다.

나라셀라는 올해 6월 초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정정신고서를 제출하고 기업설명(IR)을 재개한다고 18일 밝혔다. IPO일정이 연기됨에 따라 기관 대상 수요예측은 5월 16일~17일 양일간, 공모 청약은 22일과 23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나라셀라는 비교기업에 와인 제조사들을 대거 포함시키면서 고평가 논란을 지속해왔고 결국 지난 13일 수요예측을 하루 앞두고 공모 일정을 연기했다. 이후 나라셀라는 비교기업·공모가 등 기업공개(IPO) 전략을 모두 수정했고 상장 일정을 당초 계획보다 한 달 가량 미루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나라셀라의 이번 정정신고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공모가격을 낮춘 것이다. 이 회사는 희망 공모가격을 당초 2만2000원~2만6000원에서 2만원~2만4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을 감안해 비교기업을 모두 변경한 영향이 컸다.

나라셀라는 기존 증권신고서에서 하이트진로와 페르노리카, 아드비니, 마시 아그리콜라 등 주류 제조사들을 대거 포함해 시장서 지적을 받아왔다. 주류를 직접 제조할 뿐만 아니라 자체 와인·샴페인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비교기업들과 단순 수입·유통만 영위하는 나라셀라의 사업모델 자체가 다르단 이유에서다.

이에 나라셀라는 이번 정정신고서를 통해 비교기업을 실리콘투(국내 화장품 전문 유통 업체)와 이탈리아 와인 브랜즈, 콤파니아 데이 카라이비 3곳으로 줄였다. 먼저 국내에선 비교할 수 있는 와인 수입유통 상장사가 없는 만큼 도매·상품 중개업으로 범위를 넓혔다. 특히 실리콘투는 나라셀라처럼 직접 생산하지 않고 수입 유통만 하고 있어 시장은 기존 하이트 진로보다 비교 적정성이 높아졌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해외에선 와인·주류 도매기업으로 비교기업 범위를 한정했고, 와인 도매·소매 전문인 이탈리아 와인 브랜즈와 콤파니아 데이 카라이비를 비교기업으로 선정했다. 이어 몸값 거품 논란을 피하기 위해 '최근 4개분기 매출액이 자사의 5배 미만이거나 0.5배 이상'이라는 기준을 설정하기도 했다.

비교기업이 변경되면서 평균 적용 주가수익비율(PER)은 23.22배(13일 기준)에서 22.06배로 줄었다. 회사는 작년 순이익 89억원에 PER를 적용해 주당 평가가액 3만580원을 도출했다. 또한 19.23% ~ 31.65%였던 할인율을 21.52~34.60%로 높여 공모가 희망밴드(2만2000원~2만6000원)를 낮췄다.

시장 관계자는 "주류 제조기업들을 제외하면서 비교기업에 대한 적정성이 대폭 개선됐다"며 "나라셀라의 IPO 성패는 마찬가지로 IPO를 준비 중인 금양인터내셔날과 신세계L&B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비교기업 재정비와 공모가 조정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나라셀라 관계자는 "와인 관련기업 최초 상장이다 보니 미진한 부분을 보완하고 시장의 눈높이를 최대한 반영해 신고서를 재정비해 제출하게 됐다"며 "와인 문화 전파와 글로벌 대외 신인도 제고, 신규 와인 포트폴리오 확대 등을 위해 상반기 중 상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