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한국필립모리스(PMI)가 지난해 출시한 궐련형 전자담배(전자담배) 인기몰이에 힘입어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수익성이 높은 전자담배 스틱의 판매가 늘어난 데다 해당 제품의 가격까지 인상한 결과다. 이에 시장의 시선은 PMI가 배당을 재개할지에 쏠리고 있다. 앞서 이 회사가 이익잉여금이 마이너스(-)로 전환될 만큼 막대한 금액을 모회사에 챙겨줬던 까닭이다

PMI의 지난해 매출액은 개별기준 6867억원으로 전년 대비 11.7% 증가했다. 아울러 영업이익은 806억원으로 같은 기간 162.7%, 순이익은 453억원으로 132%나 급증했다. 실적 전반이 이처럼 개선된 것은 궐련형 전자담배의 판매량이 증가한 가운데 양산공장 설비투자가 마무리 되면서 고정비 부담이 줄어든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 작년 11월 출시된 '아이코스 일루마' 시리즈의 출시 당일 직영 매장 오픈 전부터 줄을 서는 '오픈런' 현상이 빚어졌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아울러 신규 디바이스 출시에 맞춰 스틱 가격을 4800원으로 300원 인상한 부분과 전자담배 스틱(히츠, 테리아) 생산설비 확충을 위해 2017년부터 3000억원을 들여 진행한 양산공장의 투자가 지난해 끝난 것도 한몫 거든 것으로 풀이된다.

PMI의 원가율(=매출원가+판매관리비/매출액)만 봐도 지난해 88.3%로 전년 대비 8.3%포인트나 하락했다. 아울러 원달러 환율 강세에 따른 외화환산이익(48억원)과 통화선도거래이익(11억원)으로 각각 878%, 1155.5% 증가했다. 이 덕분에 PMI의 보유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이 기간 134배(8억원→1128억원)나 증가했고, 배당 및 자사주매입 등 주주가치제고 정책에 사용할 수 있는 배당가능이익은 1018억원으로 3.3배나 늘어났다.

시장에선 이에 PMI가 6년여 만에 배당을 재개할 지 예의주시 하고 있다. 이 회사가 2016년까지만 해도 100% 지분을 보유 중인 모회사 'Philip Morris Brands Sarl'에 적잖은 배당금을 지급한 바 있어서다. 실제 PMI는 2012년부터 2016년까지 4년간 모기업에 7517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같은 기간 PMI가 거둔 순이익이 4731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벌어들인 돈보다 더 많은 현금을 모회사에 몰아줬던 셈이다.

시장 한 관계자도 "외국계 담배회사들의 그간 행태를 보면 여력이 될 때마다 모기업에 막대한 배당금을 지급해 왔다"며 "PMI의 회계기준이 모기업과 다른 만큼 올해 중간배당을 실시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PMI는 로열티 및 수수료 지급을 통해 특수관계자의 매출도 챙겨주고 있다. 실제 지난해 PMI가 지불한 로열티 및 수수료는 946억원으로 전년 대비 9.3% 늘었다. ▲Philip Morris Products 481억원 ▲Philip Morris Global Brand 340억원 ▲Philip Morris International IT Service Center 92억원 순이었다. 이 외에도 원재료 및 상품 매입에 1377억원을 쓰며 특수관계자 매출에 적잖은 기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PMI 관계자는 "회사의 배당, 실적 등에 관해선 말하기 어렵다" 짧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