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올해 1분기 상업용 부동산 거래는 전년동기와 달리 '조 단위'의 대형 거래가 자취를 감춘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준금리가 높아지면서 '부동산 큰손'들의 자금 동원력이 크게 약해졌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4일 '2023년 1분기 딜사이트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상업용 부동산 거래는 총 12건으로 거래 규모는 총 1조7540억원을 기록했다. 잔금 지급 완료일 기준 지난해 1분기(28건)의 절반 아래로 줄었으며 거래 규모 역시 전년동기(6조5973억원) 대비 76.14% 감소했다.

올해 1분기 최고 거래액을 기록한 부동산은 인천 서구 원창동 물류센터로 6500억원을 기록했다. 해당 물건은 인천시 서구 원창동 391-9번지 외 5필지(9만9000㎡)에 지하 1층~지상 10층, 1개동(43만㎡) 규모의 대형 물류센터다. 지난해 상반기 경영난을 겪던 HJ중공업이 부지를 매물로 내놨고, 이를 케이피로지스틱스PFV가 인수해 지난해 개발을 완료했다.

물류센터 개발을 위해 엠디엠그룹의 한국자산신탁과 플래티넘에셋, 산업은행 등이 지분을 출자했다. 여기에 산업은행, 새마을금고, 교직원공제회 등 금융기관 7곳이 5320억원 규모의 PF대출을 제공해 사업을 추진했다.

원창동 물류센터는 비에프로지스틱스제3호일반사모부동산투자유한회사가 케이피로지스틱스PFV로부터 매입을 완료했다. 비에프로지스틱스제3호부동산투자회사는 세계 최대 부동산 운용사 브룩필드가 물류센터 매입을 위해 설립한 회사로 지난 2월 27일 대금(6500억원) 지급을 완료했다.

브룩필드가 지불한 6500억원은 올해 1분기 부동산 거래액 중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지난해 1분기 부동산 거래 중 최고가를 기록한 이마트 성수점(1조220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당시 이마트 성수점은 미래에셋자산운용-크래프톤 컨소시엄이 인수했다. 해당 부동산은 연면적 9만9000㎡ 규모의 공간에 이마트 본사와 이마트 성수점이 입주해 있었다. 이마트 성수점 외에도 서울 남산 인근 밀레니엄힐튼호텔, 성남 판교 알파리움타워 등 총 3건이 1조원 이상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는 동일한 규모의 거래가 모습을 감추며 시장 전체의 거래가 축소된 모습을 보였다.

부동산 시장의 거래 규모가 급감한 것은 기준금리 상승으로 '부동산 큰손'들의 유동성에 압박이 가해졌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당장 현금을 동원하는데 들어가는 이자비용이 상승하면서 현금이 비교적 부족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부동산 거래가 감소했다는 것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큰손으로 불렸던 자산운용사와 사모펀드 등이 이자비용 부담 증가로 대량의 현금을 동원하기 어려워졌다"며 "대형 거래가 성사됐더라도 잔금지급 예정일을 최대한 뒤로 미루는 등 비용절감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면서 전체적인 거래량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