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헬릭스미스가 정관변경을 통해 남아있는 분쟁의 불씨를 진화하려고 했으나 결국 무산됐다. 이에 업계는 "회사 측이 빠른 시일 내 '일시감사위원 재신청' 또는 '비대위 측 추천 사내이사 해임 추진' 등의 새로운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헬릭스미스는 31일 열린 정기주주총회 자리에서 기존 감사위원회를 폐지하고, 상근 감사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은 정관변경안을 통과시키려 했지만 최종 부결됐다. 해당 안건이 부결됨에 따라 카나리아바이오엠 측 인사인 박총리 상근 감사 선임의 건 등도 자동 폐기됐다.

애당초 업계 내에서는 해당 안건 통과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정관변경은 주총 특별결의사항으로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바이오 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을 겪던 소액주주연합이 과거보다 힘이 빠진 것은 맞지만, 아직 회사 측이 2배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진 못했다"고 평가했다.

회사 측도 상근감사제도 도입이 무산됐음에도 크게 개의치 않는 듯한 모습이다. 익명을 요구한 헬릭스미스 내부 관계자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었던 만큼 내부에서도 별다른 이야기는 없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감사위원 선임을 마냥 미룰 수 없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가 이뤄질 것이란 게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중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법원에 '일시감사위원 재신청'을 하는 방안이다.

상법에서는 기업이 사외이사나 감사위원 등 결원이 생겼을 때 법원에 일시 사외이사나 일시 감사위원 선임을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앞서 헬릭스미스는 일시감사위원을 신청했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한 바 있다. 당시 법원은 이전 감사위원(오재승·노대래·차스분트라)한테 잠시 맡기면 되는데 굳이 법원이 지정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헬릭스미스 측이 비대위 측 추천 사내이사 3명에 대한 해임을 추진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명분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다. 헬릭스미스는 지난달 소액주주 추천으로 선임된 사내이사에 대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당시 회사 측은 "전자공시시스템 공시사항이 포함된 이사회 개최를 앞두고, 이사회 구성원 및 공시업무담당자 등 소수만 접근할 수 있는 이사회 자료를 공시 이전에 특정 집단의 주주에게 고의성을 갖고 유출 혹은 유출되도록 유도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고발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등기이사에게만 제공되는 대외비 자료를 일부 주주·비주주에게 직, 간접적으로 제공한 정황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이사 해임 안건을 통과시킨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회사 측이 '명분'을 가지고 있는 만큼 충분히 시도해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헬릭스미스 관계자는 "현재 기존 감사위원회 위원이 직무를 대행하고 있어 감사 업무 등에는 지장이 없다"며 "차기 감사위원회 구성에 대해서는 다각도로 내부적인 검토를 진행 중이며 곧 방향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