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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주총, '주주간 소통 부족' 지적
박휴선 기자
2023.03.28 17:01:13
기관투자가 "짜여진 각본대로 움직이는 주총"
LG엔솔 물적분할 이후에도 거버넌스 개선 없어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8일 15시 4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8일 열린 LG화학 정기주주총회에서 박유경 APG 이사가 신학철 부회장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사진=박휴선 기자)

[딜사이트 박휴선 기자] LG화학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소통 문제가 점화됐다. 우수한 지배구조로 평가받던 LG그룹에 이 같은 거버넌스 논란이 공식적으로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8일 LG화학은 오전 9시 30분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본사에서 신학철 부회장 주재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모든 안건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안을 포함한 제22기 재무제표,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천경훈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이 안건으로 상정돼 통과됐다.


그동안 LG화학의 주총은 회사와 주주간의 별다른 이견이 없이 단시간 내 끝나왔다. 이날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별 이슈 없이 끝날 것으로 보였으나 한 기관투자가가 안건이 모두 의결된 이후 주총 마무리 발언을 하려는 신학철 부회장에게 회사와 주주간의 소통 부족을 문제로 제기하기 시작했다. 


박유경 네덜란드 공적연금 운용공사(APG, All Pension Group) 총괄 이사는 "너무 미리 짜여진 각본대로 움직이는 주총이어서 당황스럽다"며 "마치 북한처럼 주주인 직원들을 동원해 '동의합니다', '제청합니다' 답변만 하는 주총이 아니라 주주들과 자연스럽게 토론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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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경 APG 책임투자부문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이사는 LG화학 이사회가 주주와의 소통이 부족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작년 초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 등 큰 이슈가 있었음에도 주주들의 권리보호를 여전히 등한시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 이사는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을 거쳐 현재 네덜란드계 연금자산운용사인 APG자산운용 아시아 지사의 책임투자거버넌스 아시아태평양지역 담당 이사로 재직 중이다.


그는 "저는 ㈜LG의 거버넌스 문제를 10년 전부터 이야기했고,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도 만나 이 문제를 제기했다"며 "당시 권 부회장은 해당 문제를 팔로우 하라고 지시했지만 아직까지 해소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 이사는 "회사가 너무 기회주의적"이라고도 꼬집었다. 그는 "LG에너지솔루션 물적 분할이라든이 회사의 큰 이슈가 있을 때만 주주들과 만나지 그 전에는 사실 사외이사와 주주들간의 만남이 거의 없었다"며 "국내 4대 대기업과 비교해도 LG화학의 주총 현장은 90년대에 머물러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대주주인 ㈜LG의 지배주주 컨트롤이 견고하기 때문"이라며 "회사가 물건도 굉장히 잘 만들고 해외에서도 잘 나가시는 것 같은데 주주와 소통만 하려고 하면 왜 90년대로 회귀하는지 모르겠다"고 짚었다.


그는 "대주주의 지분이 30% 수준으로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했다는 것은 장점인데 이를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며 "회사의 CEO도 기관투자가를 거버넌스 측면에서 만나지 않고 CFO도 현재 자리에 없다"고 짚었다. 박 이사는 "국내 4대 대기업 중 이런 관행을 보이는 곳은 LG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신 부회장은 박 이사의 질문이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도 말을 자르고 답변을 이어갔다. 신 부회장은 "이렇게 오셔서 참석해주신 주주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우리 주주님의 모든 견해와 질책을 아주 진지하게 경청하고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늘 굉장히 중요한 말씀을 해주셨다"며 "저희도 이 문제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나름대로 시간이 날 때 뉴욕에서 1년에 최소 2번, 런던과 프랑크푸르트에 1번 내지 2번 방문해 기관투자가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CFO께서도 최근 유럽 순방에서 나름대로 경영지원 사업자까지 포함해 직접 소통을 강화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고, 저희 IR에서도 여러 가지 형태로 노력하고 있다"며 "지금 말씀주신 부분을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소통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신 부회장은 "1년 후에도 차도가 없다면 저에게 다시 와달라"며 "그러면 그때는 제가 저희의 노력을 데이터로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이사는 주총이 끝난 후 딜사이트와 만나 LG화학의 가장 큰 문제는 '주주와의 소통 부재'라고 재차 짚었다. 그는 "한국 시장에서 기관투자가들의 역할이 중요한데 LG화학의 경우 1년에 최소 1번도 사외이사와 만남을 가질 수가 없다"며 "기관투자가로서 미팅을 잡으려고 해도 사외이사 측에서 일정이 바쁘다는 이유로 거절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아시아에서 모범적인 거버넌스를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데 LG화학은 이례적인 사례"라며 "LG화학의 경우 대주주인 ㈜LG의 지분이 30%라 소액주주들이나 기관투자가들의 의견을 살피는 등 지배구조 개선에 개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주주들은 이사회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기업 경영에 참여할 수 없는 존재"라며 "이런 점을 사측이 인지하고 사외이사들이 적극적으로 주주들을 만나 주주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바라는 이상적인 경영상이 무엇인지 파악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이사는 "이러한 과정이 이뤄지지 않았던 단편적인 사례가 LG에너지솔루션 분할 건"이라며 "주주들은 물적분할이 아닌 인적분할이나 분할이 이뤄지지 않길 바랬다"고 말했다. 그는 "주주 가치를 제고하면서 회사의 미래가 더 나아지는 방향의 결정을 내렸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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