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가 의결권 자문사의 반대 권고에도 무난히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지난해 하이트진로의 역대 최대 매출을 이끄는 등 탁월한 경영성과를 반영한 결과다. 김 대표는 이에 그치지 않고 올해 맥주시장 1위 재탈환을 새로운 기치로 내걸었다.

하이트진로는 24일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The-K 호텔 에비뉴(별관)에서 제71기 정기주주총회(주총)를 열고 김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김 대표는 향후 3년간 하이트진로 사내이사직을 다시 한번 수행하게 된다.

앞서 지난 17일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지배구조연구소(CGCG)는 김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건에 반대 의견을 권고했다. 반대 이유는 기업가치 훼손 행위로 인한 유죄 판결이었다. 하이트진로는 2018년 3월 공정위로부터 지배주주일가 소유회사인 서영이앤티 부당지원 행위로 과징금과 시정명령 그리고 법인 및 임원 고발 등의 제재를 받았다. 당시 김 대표는 부당지원행위에 관여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10월(집행유예 1년)형을 선고 받았다. 현재는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날 주총에서는 김 대표의 흠결보다는 경영능력에 더 큰 무게를 뒀다. 그는 1989년 하이트맥주로 입사해 인사와 마케팅·경영기획·영업 등 다양한 직무를 거쳐 2011년 7월 하이트진로 대표이사로 선임된 전문경영인이다.

특히 2019년 테라와 진로 출시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경영성과 창출에 큰 기여를 했다. 아울러 작년에는 회사의 역대 최대 매출 달성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2조497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13.4%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9.5% 늘어난 1906억원을 달성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악조건 속에서 거둔 결실이다.

김 대표는 올해도 소주시장 수성과 함께 맥주시장 1위 재탈환을 목표로 내걸었다. 굳건한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소주는 진로와 참이슬 투 브랜드 전략과 공격적인 영업마케팅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맥주는 테라 '리붐업(Re Boom up)' 프로모션과 MZ세대는 물론 다양한 연령대와의 의사소통 강화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테라는 이미 지난해 출시 4년 만에 처음으로 10억병 판매고를 돌파하기도 했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브랜드 컬래버레이션과 한정판 제작, 스푸너 및 쏘맥타워와 같은 다양한 굿즈 개발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데 집중할 방침이다. 시장에 따르면 현재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은 오비맥주가 약 50~55%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 이어 하이트진로가 약 35% 전후의 점유율로 따라가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주총 인사말을 통해 "올해는 하이트진로가 100년을 한 해 앞둔 99주년이 되는 해다"며 "견고한 실적을 바탕으로 변화와 혁신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특히 올해 맥주시장을 재탈환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