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진 기자] HL디앤아이한라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원자재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며 비용을 선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회사 수익성이 나빠지며 직원 급여가 줄어든 반면 임원 급여는 늘어났다. 실적 악화에 대한 여파를 직원에게만 떠넘겼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L디앤아이한라의 지난해 매출은 1조4720억원으로 전년(1조4752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785억원에서 526억원으로 33% 감소했다.

특히 당기순이익 감소폭이 눈에 띈다. 지난해 HL디앤아이한라의 당기순이익은 250억원으로 전년(999억원)보다 74.8%(748억원) 줄었다. 지난 2020년 당기순이익이 1098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2년 만에 4분의 1 수준까지 감소한 셈이다.

지난해 수익성이 악화한 데에는 원자재 가격과 노무비가 상승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HL디앤아이한라 관계자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자재비, 노무비 증가에 대한 추정원가율을 3분기에 현실화하면서 일시적 실적 하락을 보였으나 4분기부터 이익 정상화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매출원가는 1조3266억원으로 전년(1조2906억원)보다 300억원가량 늘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직원 급여가 감소했다는 점이다. 지난 지난 2021년 말 기준 HL디앤아이한라 정직원은 622명, 기간제 근로자는 538명, 총 1160명이다. 이들의 연간급여 총액은 963억원으로 1인 평균 급여는 8301만원이다.

지난해 기준 HL디앤아이한라의 총 직원수는 1165명(정직원 643명·기간제 근로자 522명)이다. 이들의 연간급여 총액은 942억원으로 1인 평균 급여는 8093만원이다. 직원 급여가 1년새 200만원가량 감소한 셈이다.

반면 이 기간 임원 급여는 늘었다. 지난해 사외이사와 감사위원회 위원을 제외한 등기이사 4인의 보수총액은 38억9323만원으로 1인당 평균 보수액은 9억7330만원이다. 2021년 등기이사 4인의 보수총액과 1인당 평균보수액은 각각 29억6282만원, 7억4070만원이다. 1년새 임원 평균 급여가 2억원 이상 올랐다.

정몽원 HL그룹 회장 연봉도 늘어났다. 같은 기간 정 회장의 보수총액은 13억825만원에서 14억5950만원으로 1억5000만원가량 늘었다. 특히 지난 2021년 정 회장 보수에 임원 업적을 고려해 급여의 일부인 2억5300만원을 추가 지급한 점을 고려하면 증가폭은 4억원까지 커진다. 지난해 직원 연봉은 감소한 반면, 정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의 연봉은 상승한 것이다.

HL디앤아이한라는 실제 직원 급여가 감소하지는 않았다는 설명이다. HL디앤아이한라 관계자는 "2021년 희망 퇴직금을 지급하면서 일시적으로 평균 급여가 증가했고, 현장 채용, 파견직들의 채용 증감에 따라 급여 평균값이 달라지기 때문"이라며 "사업보고서 안에 있는 수치만으로 급여 수준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HL디앤아이한라 측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비상경영체계에 돌입해 이석민 HL디앤아이 사장을 포함한 임원들이 급여를 자진 삭감했다고 설명했다. HL디앤아이한라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전사비상경영을 실시해오고 있다"며 "지난해 12월 당면한 위기극복을 위해 솔선수범하는 차원에서 최고경영진을 포함한 임원들이 보수 10~30%가량 큰폭으로 자진 삭감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