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던 제주항공 호텔사업이 리스크를 상당부분 해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가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 홍대 호텔'(이하 홍대 호텔)에 대해 인식했던 손상차손을 전액 환입한 까닭이다. 올해부터 해외에서 국내로 유입되는 관광객(인바운드) 수요가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홍대 호텔이 알짜 자회사로 거듭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주항공은 작년 말 퍼시픽 제3호 전문사모부동산투자 유한회사(지분율 99.86%)에 대한 손상평가를 진행하며 2021년에 반영했던 손상차손 56억원을 모두 환입으로 인식했다. 이에 퍼시픽 제3호 전문사모부동산투자 유한회사의 장부가액은 623억원에서 679억원으로 증가했다.

기업의 유·무형자산에 가해진 손상차손은 영업현금흐름이 좋아지거나, 경쟁력이 회복되면 환입이 이뤄진다. 즉 홍대 호텔의 손상차손 환입은 영업 환경이 나아지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2021년에 35억원의 매출과 마이너스(-) 3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 회사 지난해엔 각각 80억원, -8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제주항공 홍대 호텔의 영업력 개선에 주목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호텔사업에 뛰어든 다른 기업들은 여전히 실적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례로 LA윌셔그랜드호텔을 운영하는 대한항공의 한진인터내셔널(이하 HIC)는 2021년부터 2년 연속 장부가액이 0원을 유지 중이다.

제주항공 홍대 호텔의 가파른 실적 회복은 문화요충지에 위치해 있다 보니 엔데믹 전환 이후 아시아권과 개별 관광객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총 319만8017명) 중 63%에 해당하는 198만4107명이 아시아 고객이었는데, 제주항공 홍대 호텔에 묵은 투숙객의 절반이상이 아시아인으로 전해져서다.

일각에선 이에 제주항공 홍대 호텔이 올해 흑자전환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내 항공사들이 이달 말부터 중국 노선 운항을 공격적으로 재개하는 만큼 중국인 유입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해서다. 나아가 중국 정부가 아직까지 자국인의 해외 단체여행을 제한하고 있지만, 개별 관광은 가능하기 때문에 홍대 호텔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는 것도 이유로 꼽고 있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 관계자는 "그동안 홍대 호텔의 실적이 좋지 않아 손상차손으로 인식했었지만, 점차 개선될 것으로 판단해 환입했다"고 말했다.

한편 퍼시픽 제3호 전문사모부동산투자 유한회사는 2016년 12월 제주항공이 73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단순 여객수송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연관 산업으로 진출, 에어텔(항공+호텔)로 신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2018년 9월 첫 영업을 시작한 홍대 호텔은 개관 2년차인 2019년에 매출 101억원과 영업이익 7억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후 코로나19 영향으로 흑자기조를 더 이상 이어가지 못했다. 2020년 매출은 65% 감소한 35억원에 그쳤고, 영업적자 역시 37억원으로 1년 만에 마이너스(-)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