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모두투어자기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모두투어리츠)가 우준상 크루즈인터내셔널 대표이사를 이사회에 합류시키기로 결정했다. 이에 시장에선 우종웅 모두투어 회장이 차남 밀어주기에 나섰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여행사업을 이끄는 장남 우준열 모두투어 전무와 달리 차남 우준상 대표는 뚜렷한 경영 성과가 없는 데다 그룹 내 입지를 다지지 못한 까닭이다.

모두투어리츠는 지난 3일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를 우준열 전무에서 우준상 대표로 변경하는 정정공시를 냈다. 당시 회사 측은  "핵심 투자사업 중 호텔업의 영업 활성화를 위해선 여행업과의 협업 마케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우준상 대표는 여행업 전문가로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그동안 호텔사업을 통한 영업수익 극대화에 기여한 성과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모두투어리츠가 우준상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추천하며 밝힌 사유가 앞서 우준열 전무를 선임해야 하는 이유와 토씨 하나까지 동일하단 점이다. 이에 업계에선 우종웅 회장의 입김에 의해 급작스레 후보를 교체했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주총회소집결의를 올린 지 보름 넘게 지난 시점에 이사 후보가 바뀐 만큼 단순 오기에 의한 정정은 아닐 것"이라며 "모두투어와 모두투어리츠 내부에서조차 후보가 달라졌다는 사실을 공시가 나간 뒤 인지한 것을 고려하면 급하게 후보를 교체했던 것으로 보여진다"고 전망했다.

알짜배기 회사로 불리는 모두투어리츠는 우준열 전무가 물려받을 회사였다. 그는 2014년부터 약 3년간 이 회사 자산관리총괄을 맡으며 사내이사로 근무했고, 2017년 주력 회사인 모두투어로 이동하면서 모두투어리츠 기타비상무이사를 겸직했다. 오랜 기간 경영에 관여해 온 우준열 전무의 재선임이 당연시되던 분위기였지만, 동생이 난데없이 이사회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1980년생인 우준상 대표는 여행업계에서 근무한 지 올해로 18년이나 됐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내지 못한 상태다. 2015년 모두투어가 63억원을 들여 인수한 자유투어만 해도 그가 경영전면에 나서 진두지휘 했지만 만성적자에 시달리다 결국 2021년 재매각 됐다. 아울러 현재 우준상 대표가 맡고 있는 글로벌 크루즈 선사 총판인 크루즈인터내셔널 역시 작년 3분기 말까지 442만원의 순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다만 우준상 대표가 모두투어리츠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돼도 그의 어깨가 무겁지만은 않을 것이란 게 시장의 관측이다.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유입(인바운드)이 폭증하고 있단 이유에서다. 실제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43만4429명으로 전년 동월(8만1851명) 대비 430.8% 폭증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우준상 대표는 형에 비해 승계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우종웅 회장의 우려가 컸을 것"이라며 "인바운드 수요가 되살아나는 상황에서 호텔사업 실적이 개선되면 우준상 대표의 경영능력 입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모두투어리츠는 그동안 관계사인 모두스테이(호텔운영위탁)에서 매출의 90%이상을 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영난으로 모두스테이가 해산하면서 고정적인 수익을 내기가 힘들어졌다. 이에 모두투어리츠는 호텔 운영을 도맡을 100% 자회사로 엠디호텔을 세웠다. 엠디호텔은 현재 스타즈호텔 명동2호점과 동탄점, 독산점 총 3곳을 운영 중인데 외국인이 많이 찾는 주요 관광지와 인접해 있다는 지리적 이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