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안재현 SK케미칼 대표가 자사주 매입을 대거 하면서 연임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SK케미칼로 온 후 석유화학 업계의 불황 속에서도 지속적인 흑자를 기록하면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는 평가다. 안재현 대표는 올해 자사주를 매입에 대해 책임경영이라는 입장이지만 SK케미칼이 이미 안재현 대표에게 14만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한 상황에서 추가 매입은 연임의지라는 평가다.
다만 임기가 1년 남은 안재현 대표가 연임하기 위해서는 아직 주가 부양이라는 과제가 남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가가 고점 대비 10분의 1가량 낮아진 상태라 올해 주가 부양에 대한 안재현 대표의 고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SK케미칼에 따르면 안재현 대표는 지난 2022년 SK케미칼 총괄사장으로 부임했다. 현재는 SK케미칼 대표 및 SK플라즈마 사장을 맡고 있다.
1966년생인 안 대표는 2000년 SK글로벌 전략사업부문으로 입사했다. SK건설 대표, SK가스 경영지원부문장, SK에코플랜트 대표를 거치며 2021년 SK케미칼의 모회사인 SK디스커버리 사장을 역임했다. 이후 전광현 SK케미칼 전 대표이사 사장이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사장으로 가면서 자리를 맞바꿨다.
SK케미칼은 그전에도 꾸준하게 흑자를 내고 있었지만 안재현 대표 부임 이후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돌파했다. 2017년 인적분할 후 첫 1000억원이다. 최근 3년(2022년~2024년) SK케미칼의 영업이익은 ▲1075억원 ▲854억원 ▲1111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도 1조3405억원으로 2022년 대비 8.7% 증가했다.
석유화학 불황 속에서도 SK케미칼은 스페셜티 소재 포트폴리오로 수익 성장이 가능했다. 고부가 제품인 코폴리에스터가 SK케미칼의 매출 비중 50%를 차지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를 제외하면 75%를 넘어선다. SK케미칼은 1990년대 후반부터 범용 사업을 정리하고 코폴리에스터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미국의 이스트만과 SK케미칼 2개 업체가 전 세계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안재현 대표 아래에서 새로운 스페셜티 사업도 육성 중이다. 2023년 3월 중국 그린소재 전문업체 슈에의 자산을 1300억원 가량에 인수했다. 이후 자회사 SK산토우를 설립하고 재활용 플라스틱 사업을 위한 글로벌 거점을 마련했다.
안 대표가 자리에 오른 뒤 SK케미칼은 한국콜마 자회사 연우, 코멕스, 오뚜기, 한섬, 상하이 위에쿤, 에스티로더컴퍼니즈, 소노프레스 등 국내외 기업들과 잇따라 협력관계를 맺으며 사업 기회를 넓혔다. 즉 기존 스페셜티 사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새로운 먹거리도 찾아 나선 셈이다.
안재현 대표도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SK케미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지난 2일 3775주, 3일에는 3841주를 사들여 총 7616주를 보유하게 됐다. 자사주 매입 자금은 기존 보유한 SK가스 주식을 매도해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지난 2일 SK가스 주식 4129주를 팔았다.
SK케미칼도 안재현 대표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보통주 14만주로 2028년 3월 27일부터 행사할 수 있다. 행사가격은 4만2570원이다. SK케미칼이 안재현 대표의 성과를 인정하고 추가적인 금전보상을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이렇다 보니 안재현 대표가 연임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안재현 대표의 임기는 2026년 3월 28일로 1년도 남지 않았다. 그러나 SK케미칼의 실적을 안정적으로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안재현 대표도 자사주를 매입하며 책임경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인 만큼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또한 스톡옵션은 통상적으로 행사기간 전 퇴직하면 반납하게 된다.
다만 안재현 대표의 연임 최대 과제로는 주가부양이 꼽힌다. SK케미칼은 2021년 2월 3일 종가기준 최고가 30만8580원을 찍었지만, 21일 종가기준 3만6650원으로 거의 10분의 1 량 떨어졌다. 자회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이 2021년 3월 이뤄진 후 주가가 내림세를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SK케미칼 관계자는 "CEO로서 책임 경영 강화 차원에서 기보유 중 타 관계사 주식을 일부 처분하고 케미칼 지분을 매입했다"며 "대표이사 선임은 이사회 및 주총 등 절차를 통해 진행되는 것으로 주식매수선택권과는 별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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