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코, 중복상장 우려 해소 위해 자회사 합병
사업 간 시너지 재고 및 주주 가치 희석 우려 해소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4일 10시 3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미코 기업 사업 소개 (사진출처 = 코미코 홈페이지)


[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반도체 정밀 세정 기업 코미코가 자회사 미코세라믹스 상장을 추진하면서 '중복 상장' 논란에 직면하자 기업공개(IPO)가 아닌 '흡수 합병'으로 방향을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IPO로 인한 주가 하락에 대한 부담이 큰 만큼 합병을 추진해 주주들의 불안을 줄이고 주가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는 지적에서다. 지난해 연말 기준 코미코의 매출의 절반 가량이 미코세라믹스의 부품 사업에서 나오고 있어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합병을 추진해 사업 간 시너지를 내고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용하 코미코 대표는 최근 자회사인 미코세라믹스의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번 인사는 그룹 내 반도체 계열사 간의 전략적 연계를 강화하고 기술 및 경영 측면에서의 통합 운영 기반을 다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미코 측은 "이번 겸임 인사를 통해 기술 교류 확대와 공급망 최적화, 품질 혁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통합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미코세라믹스 상장을 준비하던 모습과는 다소 다른 분위기가 감지됐다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미코세라믹스는 지난해 말부터 IPO를 추진해 왔다. 앞서 미코세라믹스는 2020년 미코그룹에서 물적 분할된 후 2022년 IPO에 도전했다. 그러나 증시 한파로 결국 IPO 계획을 철회했다. 이후 2023년 코미코가 1325억원을 들여 미코세라믹스의 47.8%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코미코의 연결 자회사로 편입됐는데, 이후 두 번째 상장 시도에 나섰다. 


그러나 이번에는 '중복 상장'으로 인한 모회사 코미코의 주주가치가 해소될 수 있다는 우려에 직면했다. 이는 주가로 반영됐다. 지난해 중순 최고 9만8400원을 기록한 코미코 주가는 12월 최저치인 3만1550원으로 떨어진 후 올해 5만원대로 소폭 회복했다.


한국거래소의 보수적인 상장 심사도 기조도 악재로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한국거래소가 미코세라믹스에 모기업인 코미코 주주에 대한 이익 배당 등 주주가치 보호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는 전언도 나온다. 이에 미코세라믹스는 상장 여부를 두고 고심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중 최 대표가 미코세라믹스 대표이사를 겸임하면서 업계에서는 사실상 미코세라믹스 상장이 철회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23일 종가 기준 코미코의 주가는 6만2300원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코미코와 미코세라믹스 간 흡수 합병 가능성도 제기된다. 상장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남은 상황에서 합병을 통해 기업가치를 보존하는 게 유리하다는 의견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 상황만 두고 보면 코미코 입장에선 합병이 더 유리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장기적인 주가 안정과 상승을 도모할 수 있다"고 했다.


합병 과정에서의 어려움이 존재하지만 중복 상장으로 인한 부담보다는 더 낫다고 했다. 앞선 관계자는 "합병 과정에서 합병 비율 산정, 주주 설득, 조직 통합 등 쉽지 않은 과제들이 존재하지만 현재 코미코가 겪고 있을 주주 반발 등 부담을 고려하면 합병을 통해 장기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게 나을 수 있다"고 전했다.


각 회사의 사업이 반도체 첨단 공정에 적합한 만큼 합병을 추진할 경우 각 사업간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코미코는 반도체 장비에 대한 정밀 세정과 특수 코팅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으며, 미코세라믹스는 식각과 증착 공정에서 사용되는 세라믹 히터 등 세라믹 부품을 제작한다. 


해당 사업들은 고성능의 첨단 반도체일수록 중요성이 두드러진다. 코미코의 정밀 세정, 특수 코팅 기술의 경우 플라즈마 등으로 지속적인 부하를 받는 반도체 부품을 재사용하거나 수명을 늘릴 수 있도록 해준다. 가격이 높은 첨단 반도체 부품의 경우 이를 통해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미코세라믹스의 주력 제품인 세라믹 소재 부품들도 초고온·고진공 환경에서 이뤄지는 고도화된 반도체 공정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두 회사를 합병할 경우 세정-코팅-부품 제조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통해 시너지를 이룰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첨단 공정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코미코와 미코세라믹스의 밸류체인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미코세라믹스가 코미코의 매출에 거의 절반을 기여하는 알짜 자회사인 점도 주목된다. 지난해 기준 코미코의 매출은 5071억3864만원, 영업이익은 1134억6165만원이었다. 코미코가 직접 생산하는 제품 매출인 4687억5300만원 중 미코세라믹스가 생산하는 부품은 2099억8400만원으로 제품 매출의 44.7%를 차지한다.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코미코가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영업이익 188억2400만원 중 135억4300만원이 미코세라믹스에서 발생했다. 


흡수 합병을 진행할 경우 모기업인 코미코와 미코가 보유한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지분의 합병 비율에 따른 신주 발행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기준 미코세라믹스의 최대 주주는 코미코로 47.84%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삼성전자가 13.72%, 미코가 7.66%의 지분율을 확보했다. 나머지 지분은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보유하고 있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흡수합병을 가정할 경우 현재 미코세라믹스를 보유한 코미코와 미코의 합산 지분인 55%를 제외한 나머지 지분에 대해 합병 비율에 따른 코미코 신주 발행이 필요할 것"이라며 "신주 발행에 따른 기존 주주의 주당순이익(EPS) 희석이 발생하지만 지배주주 순이익이 증가해 희석분을 상쇄할 경우 지분 희석은 5~10%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장을 가정했을 때 시장에서 모회사 디스카운트가 60~70%였던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디스카운트 해소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코미코 측은 합병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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