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프리즘동국생명과학, 상장 연기…1월 IPO 집중 부담됐나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동국생명과학이 증권신고서 일부 정정으로 공모청약 일정을 다음 달로 미루게 됐다. 통상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1월을 넘기며 '연초효과'를 누리기 어려워졌다는 지적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IPO 기업만 9곳이 몰린 이번달을 피하며 오히려 안정적인 청약 실적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설립 후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회사 자체의 성과가 제대로 주목받을 기회라는 것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생명과학은 지난달 30일 증권신고서의 내용 일부를 수정했다. 한국은행의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 2023년 노인진료비증가율 통계, 이오파미돌 제조업무 행정처분 등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수정 및 추가했다. 이오파미돌 관련 행정처분은 오는 1월 6일부터 5월 5일까지 4개월로 확정됐다.
이오파미돌은 동국생명과학이 생산·판매하는 조영제의 원료다. 국내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했고 현재까지 판매량 확대가 이어지고 있으나 지난해 10월 안성공장 생산분이 약사법 위반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4개월 행정처분을 받게 됐다.
해당 내용을 수정 공시하며 IPO 일정도 미뤄졌다. 오는 6일로 계획했던 기관 수요예측을 20일로 연기했고, 이달 14~15일이던 공모청약기일 역시 2월 5~6일로 변경했다. 동국생명과학의 IPO 대표주관은 NH투자증권, 공동주관은 KB증권이 맡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올해 1월에만 9개 기업의 IPO 일정이 집중되면서 동국생명과학이 상장 일정을 변경한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이번 달 공모청약은 미트박스글로벌(14일~15일)을 시작으로 ▲아스테라시스(14일~15일) ▲데이원컴퍼니(15일~16일) ▲와이즈넛(15일~16일) ▲삼양엔씨캠(16일~17일) ▲위너스(17일~20일) ▲아이지넷(10일~21일) ▲피아이이(20일 21일) ▲LG CNS(21일 22일) 등 9개 회사가 몰려 있다. LG CNS 같은 대어급 종목이 함께 몰리며 기대만큼의 흥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계산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장예정기업들의 IPO 청약이 1월 중순 이후에 집중되며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연초효과' 혜택을 제대로 받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될 경우 관련 일정을 미루기도 한다"며 "동국생명과학의 증권신고서 정정은 이러한 맥락에서 이뤄졌을 것으로 추측 가능하다"고 말했다.
동국생명과학의 청약이 2월로 미뤄졌지만 성장잠재력은 여전하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일찌감치 국내 조영제 시장 확대를 위해 투자를 진행해왔고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동국제약 분할 후 최대치 경신이 확정적이기 때문이다.
동국생명과학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000억원으로 2023년 매출액(1202억원)에 근접한 상태다. 2024년 연간 매출액 집계를 완료하면 2017년 동국제약에서 분할하고 7년 만에 최대 매출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역대 최대 영업이익도 기대된다. 2023년 85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95억원을 기록하며 연간 영업이익 100억원 돌파가 유력한 상황이다.
동국생명과학이 주력하고 있는 조영제 관련 사업은 경기 변동에 둔감하다는 특징이 있다. 경기침체에도 건강 검진 등 영상의학 관련 수요는 꾸준함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도 실적은 꾸준히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동국생명과학 관계자는 "조영제는 환자들이 경기변동과 상관없이 소비할 수밖에 없는 필수 소비재에 속한다"며 "최근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인 진료 및 노인 건강검진 관련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어 성장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IPO를 통해 공모할 자금 252억원은 안성공장 완제 라인 증설에 123억원, 신제품 등 연구개발비에 76억원, 채무상환에 5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안성공장 증설의 경우 올해 말 착공 및 2028년 본가동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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