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그동안 이니텍 인수합병(M&A)과 관련해 침묵을 지키던 로이투자파트너스·사이몬제이앤컴퍼니가 사모펀드 운용사(PEF) 서울프라이빗에쿼티에 대한 강경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로이투자파트너스·사이몬제이앤컴퍼니 컨소시엄(로이·사이몬 컨소)은 "(서울PE가) 신뢰를 깨는 언론보도 및 무리한 요구가 원인이 돼 적법한 절차에 따라 계약을 해지한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어 "가짜뉴스 등을 통해 분쟁을 확산시키고, 이를 통해 원활한 자금 확보 절차를 방해하려는 행동에 대해선 법적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사이몬 컨소, 서울PE와 첫만남부터 갈등
17일 로이·사이몬 컨소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월 KT 그룹사가 소유하고 있던 이니텍 보통주식 1128만69주(지분율 57%) 전량을 매각하는 거래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 바로 전날 급하게 서울PE와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서로 이야기가 잘 풀어낸 양측은 기존 2개 회사로 이루어진 공동GP(업무집행사원) 체제에서 서울PE를 더해 3GP 체제를 구성하기로 약속했다.
순조롭게 마무리되는 듯 했지만 다음날 서울PE가 합의되지 않은 내용의 두꺼운 계약서를 내밀며 첫 번째 갈등이 불거졌다. 해당 계약서에는 사이몬이 이니텍 인수 딜에서 빠지고 서울PE가 해당 딜을 독자적으로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몬 소속 관계자는 "KT와 MOU 체결 당일날 받아들일 수 없는 계약서를 내밀었다"며 "우리가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거절하자 그제야 내용을 일부 수정해 가까스로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힘들게 합의를 마쳤고, 이후 서울PE가 KT그룹사에 이행보증금 25억5000만원을 지불했다.
◆신뢰 무너지며 계약파기 통보…위약벌 등 이견차 여전
매각주관사가 실사룸을 만들고 이니텍 인수를 위한 실사작업이 본격화됐다. 하지만 이 과정 중에 특정 언론사가 '서울PE가 이니텍 인수계약의 주체가 됐다'고 보도하면서 또다시 갈등이 불거졌다.
로이 관계자는 "뜬금없이 기사가 나왔는데 서울PE가 이니텍 인수 계약의 주체가 됐고 우리들이 계약상의 지위를 수수료를 받고 넘겼다는 내용이었다"며 "이는 명백한 가짜뉴스로 로이와 사이몬은 수수료를 단 한 푼도 받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KT의 동의 없이 계약상 지위를 서울PE에 넘겨줄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보도 후 로이·사이몬 컨소는 매각주관사로부터 서울PE의 의뢰를 받은 캐피탈 회사가 실사를 위한 실사룸을 열어달라고 요청해 왔다는 연락도 받았다. 로이·사이몬 컨소는 서울PE가 약정을 위반하고 본인들이 인수 계약을 주도하려고 한 것으로 해석했다.
로이·사이몬 컨소는 서울PE에 문제를 제기하며 합의서 내용대로 이행하라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보냈다. 하지만 시정하지 않았고, 지난 2월 말 내용증명을 보내며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계약해지 통보 이후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양측은 계약파기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PE도 이행보증금으로 지불한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했고 로이·사이몬 컨소는 이를 약속했다.
로이·사이몬 컨소는 서울PE가 계약을 위반했지만 분쟁을 없애기 위해 25억5000만원에 법정 이자를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서울PE는 문자와 공문을 통해 57억원을 지불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 이니텍 인수 위한 자금 확보 완료…31일 딜 클로징 이상 '無'
로이·사이몬 컨소는 서울PE 등이 사실관계와 다른 내용을 주장하며 이니텍 인수를 방해하고 있지만 31일 딜 클로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도 내놨다.
사이몬 관계자는 "서울PE가 KT 등에 우리 컨소에 불법자금이 포함돼 있다며 흠집내기를 계속하고 있다"며 "어떻게든 시끄럽게 만들어서 투자금 확보를 방해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방해가 이뤄지고 있지만 로이·사이몬 컨소는 이미 자금 확보작업을 마쳤고 딜 클로징도 큰 문제 없이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며 "KT도 로이·사이몬 컨소를 믿고 지난 13일 로이·사이몬 컨소가 추천한 이사와 감사를 선임하는 이니텍 주주총회 안건을 통과, 공시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재혁 서울PE 대표는 "애당초 이니텍 인수 관련해 우리가 가장 많은 자금을 넣게 되는 구조였다"며 "그러면 당연히 우리 주도로 이뤄져야 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로이·사이몬 컨소 등을 대상으로 사기죄로 고소했고 민사가 아니라 형사소송으로 다뤄질 예정"며 "(누구의 말이 맞는지는) 소송 결과를 기다리면 될 문제"라고 덧붙였다.
계약해지가 이뤄졌다는 주장에 대해선 "계약해지를 약속했다고 주장하는 나 모 회장은 등기임원도 아닐뿐더러 월급도 받지 않고 있으며 계약해지에 대해 동의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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