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박휴선 기자] 국내 영화 그래픽 제작 업체인 로커스가 기업공개(IPO) 추진을 위한 상장주관사 선정을 완료했다. 로커스에 투자한 벤처캐피탈(VC)들은 IPO 이후 본격적인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나설 전망이다.
18일 VC업계에 따르면 로커스는 대신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는 올해 하반기 코스닥 입성을 목표로 기술특례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기술특례상장은 우수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으나 재무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다. ▲자기자본 10억원 이상 ▲시가총액 90억원 이상 ▲전문평가기관 2개사에서 BBB등급 이상 획득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로커스의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에는 ▲SBI인베스트먼트 ▲위지윅스튜디오 ▲중소기업은행 ▲가이아벤처파트너스 ▲미시간벤처케피탈 ▲로드스톤프라이빗에쿼티 ▲크릿벤처스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 ▲자이언트스텝 등이 참여했다. 로커스의 기업가치(밸류에이션)는 500억원 후반대로 측정됐다.
이들은 2023년 11월 로커스가 발행한 24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클럽딜 형태로 인수했다. SBI인베스트먼트가 60억원, 위지윅스튜디오가 50억원, 기업은행이 30억원 등을 투자했다.
로커스는 2022년까지만 해도 네이버웹툰이 54%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였지만 프리IPO 이후에는 20.24% 지분을 보유한 홍성호 대표로 바뀌었다. 네이버웹툰의 지분율은 19.68%다.
해당 딜을 주관한 VC 심사역은 "로커스는 네이버 웹툰 지식재산권(IP)을 잘 활용하고 있는 업체"라며 "유미의 세포들의 경우 영상화가 성공적이었고 드라마 성적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로커스가 스즈메의 문단속이라는 애니메이션을 배급하면서 글로벌 사업 역량과 유통 채널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일부 실적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국내 애니메이션 회사 중 실적이 가장 우량하다"라고 짚었다.
또 다른 VC 심사역은 "엑시트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며 "상장을 준비하면서 주관사로 선정된 증권사, 투자사 등과 상장 시기, 밸류에이션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장할 때 유통 물량이 많아지면 주가가 하락하기 때문에 보호예수(락업) 시기는 추후에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로커스는 네이버웹툰 IP이었던 유미의 세포들, 전자오락수호대, 덴마, 호랑이형님 등을 애니메이션화 하는 회사다. 로커스 관계자는 "회사는 시각특수효과(VFX) 전문 업체로 광고나 드라마, 영화 후반 작업을 주로 하던 제작사"라며 "4~5월은 돼야 상장과 관련한 구체적인 윤곽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로커스는 앞으로 3D 애니메이션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오는 21일 로커스가 제작한 영화 퇴마록을 개봉한다"고 말했다. 이어 "퇴마록의 손익분기점(BEP)은 100만명 수준"이며 "유미의 세포들의 경우 BEP 달성에 실패했지만 퇴마록은 BEP를 넘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퇴마록은 로커스가 단독 제작한 애니메이션이다. 주요 기술로는 애니메이션 제작 공정을 자동화하고 데이터 관리가 가능한 라스(LAS:LOCUS Animation System), 언리얼 엔진을 활용한 실시간 애니메이션 제작 시스템 로라(LORA:LOCUS Real-time Animation System), 그리고 공정 통합 관리 및 협업 효율성을 높이는 록맨(LOCMAN:LOCUS Management System)이 있다. 이 세 가지 시스템을 통해 광고, 극장판 애니메이션, 게임, AR/VR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활용 가능한 콘텐츠를 제작하며, 품질 관리와 제작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로커스의 매출액은 200억원대로 매년 비슷하지만 컨텐츠업계 특성상 적자와 흑자를 오가는 등 수익성이 들쭉날쭉한 편이다. 2019년 회사의 매출액은 233억원, 영업이익은 17억에서 2020년 매출액 179억원, 영업손실 8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2021년 매출액 189억원, 영업손실 29억원에 이어 2022년 매출액 169억원, 영업손실 33억원으로 적자를 이어갔다. 반면 2023년에는 매출액 200억원, 영업이익 42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오랜 기간 적자가 누적되면서 로커스의 재무건전성은 악화됐다. 2022년에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이후 회사는 유상증자를 통해 신규자본을 공급하고 2023년 영업이익 흑자를 내며 자본잠식에서 벗어났지만 여전히 부채비율 784%라는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로커스는 설립 후 수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납입자본금을 2022년 8억원에서 2023년 10억원으로 늘렸다. 로커스 관계자는 "누적 적자로 2022년 자본 잠식이 발생했으나 2023년 흑자 전환 등으로 자본 잠식을 탈피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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