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I저축銀 품는 교보생명, 캐피탈 ·인베스트도 노린다
캐피탈, 포트폴리오 구성 위해 패키지 인수 가능성↑…인베스트먼트, 당장 쉽지 않아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8일 17시 1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교보생명이 SBI저축은행 지분 인수에 나서면서 SBI그룹이 보유한 다른 국내 금융사의 행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과 SBI그룹의 국내 철수 기조가 맞물리면서 SBI캐피탈과 SBI인베스트먼트의 패키지 매각 가능성도 작지 않다는 관측 때문이다.


교보생명 입장에서는 SBI캐피탈과 SBI인베스트먼트까지 추가로 품게 될 경우 계열사 포트폴리오 구성을 사실상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지주사 전환 작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SBI캐피탈의 경우 규모는 크지 않지만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온 만큼 인수 적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SBI인베스트먼트는 SBI그룹 내 지배구조가 달라 가능성이 작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교보생명은 28일 이사회를 열고 SBI저축은행 지분 50%+1주(의결권 없는 자사주를 감안한 실제 의결권 지분 58.7%)를 내년 10월까지 단계적으로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인수금액은 약 9000억원이다. 우선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주주 승인을 받은 후 올해 하반기 중으로 30%(의결권 기준 35.2%)의 지분을 취득할 예정이다. 


교보생명은 경영권을 완전히 확보하기 전까지 공동경영 형태로 SBI저축은행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현 경영진 역시 교체 없이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SBI저축은행의 지분은 자사주 14.77%를 제외한 나머지 85.23%를 SBI홀딩스 산하 SPC(특수목적법인)인 SBI에이에프·SBI비에프·SBI씨에프·SBI아이에프가 나눠 보유하고 있다. SBI홀딩스는 2013년과 2014년 동안 이들 SPC를 통해 현대스위스저축은행 및 산하 현대스위스2·3·4저축은행을 인수한 후 SBI저축은행으로 재탄생시켰다.


각 SPC는 SBI홀딩스와 SBI GK, SBI엘케이가 지분을 나눠 가지고 있다. 이중 SBI엘케이는 SBI홀딩스의 지분 100% 자회사로 SBI캐피탈 지분 전체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SBI인베스트먼트는 SBI홍콩홀딩스가 SBI코리아홀딩스를 통해 지배구조 상단에 위치해 있다. 


SBI엘케이라는 공통된 지배구조 속에 있는 만큼 SBI캐피탈도 향후 교보생명에 편입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당장 구체적인 논의는 없지만 지주사 전환을 감안하면 캐피탈사 역시 교보생명의 인수 사정권 안에 들어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교보생명은 SBI그룹과 논의 전에 캐피탈사를 보유한 다른 국내 저축은행의 인수를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SBI캐피탈이 건실한 성장세를 보이지만 아직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도 교보생명의 향후 인수 가능성에 힘을 보태는 근거로 제기된다. 전반적인 업황 악화 속에도 내실이 좋은 회사를 저렴하게 매수할 수 있다는 이유다.


SBI캐피탈의 자본금은 지난해 말 기준 300억원, 자산은 1149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괜찮은 회사를 적정가에 사서 성장시키는 게 교보생명 입장에서 더 합리적"이라며 "지주사 전환을 위한 계열 구성 역시 훨씬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M&A업계 일각에서는 SBI그룹의 또 다른 국내 금융사인 SBI인베스트먼트 역시 중장기적으로 교보생명의 인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그간 SBI저축은행의 매각설이 나올 때마다 SBI인베스트먼트도 패키지처럼 언급됐던 만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이 경우 SBI그룹은 외관상 모든 금융사를 교보생명에게 넘기고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는 형태가 된다. 하지만 교보생명에 대한 지분 보유를 통해 계열사 경영에 참여하는 그림이 그려질 수도 있다. SBI그룹은 앞서 향후 교보생명 지분율은 2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다만 SBI인베스트먼트의 경우 SBI캐피탈과 달리 인수가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코스닥 상장사인데다 성장도 역시 높아 SBI그룹에서 매각을 원치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2011년 한국기술투자를 인수하며 출발한 SBI인베스트먼트는 국내 벤처캐피탈 중 대표 우량기업 중 하나로 인식된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