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호실적에도 허리띠 졸라매는 이유는
5G ARPU 둔화·AI 경쟁 격화…비용 효율화·체질개선 박차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6일 17시 3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견조한 5G 수요로 호실적을 이어간 SK텔레콤이 올 초부터 이례적으로 사내비용 지출을 제한하고 이사보수 한도를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사진=SK텔레콤]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SK텔레콤이 올 초부터 이례적으로 사내비용 지출을 제한하고 이사보수 한도를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본격적인 5G 수익 둔화와 인공지능(AI) 등 비(非)통신 사업의 성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군살을 빼는 체질 개선과 비용효율화에 나서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26일 열린 제40기 주주총회에서 이사보수 한도를 12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20억원으로 줄이고 주요 보직에 재무통을 선임하는 등 재무관리 역량을 한층 강화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에서 넘어온 김양섭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신임 사내이사로, 노미경 HSBC 아·태지역 CRO(최고리스크관리자)를 신임 사외이사에 선임하며 다양한 리스크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SK텔레콤의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불확실성이 더해진 통신 업황과 무관치 않다. 이 회사는 지난해 유무선 이동통신 사업 호조로 실적 성장을 이뤄냈다. 하지만 주력 5G 보급률이 70%대에 육박함에 따라 올해는 어떤 상황에 직면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통신사 핵심 수익지표인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지난해 말 기준 2만9562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감소했다. SK텔레콤이 올해 매출 목표를 전년(17조6085억원) 대비 2% 늘어난 17조9000억으로 잡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내에서는 비용 지출을 제한하는 움직임까지 감지되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SK그룹 관계자는 "임직원 활동과 비용 지출에 개방적이었던 과거와 달리, 최근 법인카드로 골프 등 외부활동을 제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임직원 모두 이례적인 분위기에 맞춰 자발적으로 골프 일정을 취소하거나 미루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SK텔레콤의 허리띠 졸라매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SK텔레콤은 이달 내로 기존 최저가 요금제보다 30% 가량 저렴해진 3만원대 5G 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경기침체 장기화와 빅테크 참전 등으로 AI 사업 성과를 내기까지 인고의 시간 필요하다"며 "재무구조 개선을 목표로 AI를 적극 접목해 비용을 효율화하고, 축적된 리소스는 다시 AI에 투자하는 선순환을 구축해 실리, 시너지 위주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은 향후 5년 동안 AI 투자 비중을 12%에서 33%까지 확대해, AI 매출을 17조원에서 25조원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SK텔레콤은 현금창출력 지표인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이 5조원대에 육박하고 이익잉여금도 22조원에 달하는 만큼, 향후 자금조달 및 현금흐름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 관계자는 "당장 현금흐름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올해 AI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비롯해 에이닷 등 AI 영역에서 투자를 계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CAPEX는 (네트워크 영역을 포함해) 종합적으로 전년 (2조원대) 수준 혹은 조금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