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카카오·토스·네이버 등 빅테크가 운영 중인 대출비교 서비스가 저축은행업권에 과도한 중개 수수료를 책정해 논란이 제기된다. 동일한 서비스 구조이지만 저축은행에 적용되는 건당 수수료율은 시중은행 대비 최고 4배 수준에 이른다. 이로 인해 커진 비용은 고스란히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서민층 대출 수요자의 금리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뒤따른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이 대출비교 플랫폼(카카오페이·토스·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신규대출을 취급할 때 발생하는 건당 중개 수수료율은 평균 2% 안팎 수준으로 파악됐다. 반면 시중은행 신규대출의 경우 수수료율은 이보다 훨씬 낮은 0.5% 수준에 그친다.
대출비교 플랫폼을 운영하는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들은 신규대출 중개 수수료율을 외부로 공개하고 있지 않다. 대신 대환대출 중개 수수료율만 핀테크산업협회를 통해 공시하고 있는데 이 역시 저축은행에 시중은행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수수료율을 책정해 놓고 있다.
카카오페이와 토스는 대환대출시 저축은행에 1.30%의 수수료율을 일괄 적용한다. 반면 시중은행에 대해서는 최저 0.00~0.04% 수준의 수수료율을 부과하고 있다. 최고 수준 역시 0.40%를 넘지 않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의 경우 카카오페이와 토스보다 낮은 0.80~1.00% 수준의 중개 수수료율을 저축은행에 적용하고 있지만 역시 시중은행(0.05~0.40%)과는 적지 않은 차이가 난다.
이로인해 대출비교 서비스의 실질적인 수익도 저축은행 등이 내는 수수료율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플랫폼업계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보다 2금융권 대출상품이 대출비교 플랫폼 수수료 수익 기여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빅테크사들은 2금융권이 상대적으로 대출비교 서비스 이용을 더 원하는 만큼 이들에게 높은 요율이 적용하는게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 참여는 서비스 구성에 필수로 고려돼 플랫폼이 먼저 요청한다"며 "지방은행이나 2금융사의 경우 요청이 오면 협의를 통해 상품을 포함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업계 역시 시중은행과의 중개 수수료율의 차등 자체는 인정한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수준의 차이는 형평성 측면에서 크게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고위관계자는 "시중은행이든 저축은행이든 고객이 서비스 이용시 발생하는 비용 구조는 동일할 수밖에 없다"며 "시중은행보다는 요율이 높을 수 있겠지만 현재 수준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그런만큼 저축은행업계는 1.00% 안팎 수준을 적정 수수료율로 보고 빅테크들과 조정 협상을 시도해왔다. 하지만 빅테크들의 거절로 인해 유의미한 진전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네이버의 경우 1.00% 수준 요율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지만 카카오와 토스는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결국 저축은행 이용 고객에게도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악화된 만큼 중개 수수료율로 발생하는 비용으로 인해 대출금리도 높아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대형저축은행 대표는 "저축은행에서 거래하는 고객은 은행 이용이 힘든 서민층이 많다"며 "부담을 낮춰줘야 하는데 대출비교 중개 수수료율로 인해 금리부담이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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