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넷마블네오의 상장 기대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권영식 대표가 넷마블 대표 자리에서 물러남과 동시에 넷마블네오의 대표직은 유지했기 때문이다. 2021년 한 차례 IPO를 추진했지만 실적 부진으로 철회했던 넷마블 네오는 최근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의 흥행과 실적 개선을 성공했다. 여기에 권 대표가 넷마블네오 대표직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면서 IPO 재추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지난 7일 권영식 대표의 사임과 함께 김병규 대표 단독 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권 대표는 개발사인 넷마블네오의 대표직은 유지한다. 사실상 권 대표는 넷마블네오 경영에 집중하기 위해 넷마블 대표이사 직에서 내려온 것과 다름없다.
권 대표는 넷마블이 설립된 2000년 퍼블리싱사업본부 본부장으로 합류했다. 이후 2004년 넷마블이 CJ그룹에 매각돼 CJ게임즈로 사명이 바뀐 후에도 게임사업을 맡아 '마구마구', '서든어택' 등의 퍼블리싱을 추진하며 회사 성장을 주도했다. 이후 2014년 12월 넷마블 대표에 취임해 11년간 회사를 이끌어 왔다.

넷마블네오는 2021년 6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게임업계 호황을 발판으로 IPO를 추진했다. 당시 '리니지2 레볼루션'과 '제2의 나라: 크로스월드' 등 MMORPG를 기반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좋은 실적을 보여줬다. 2021년 넷마블네오는 매출 1388억원, 영업이익은 74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각각 57.5%, 71.5%나 증가한 수치다.
언텍트 사업이 호황을 누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은 게임업계의 최대 호황기였다. 특히 넷마블네오는 모바일게임 장르에서 가장 탄탄한 매출 구조를 가진 리니지라이크 MMORPG 2종을 가지고 높은 성과를 올리고 있었다.
그러나 IPO 계획은 5개월 만에 철회됐다. 당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외부활동이 재개되면서 게임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기에 접어들 시기였다. 넷마블네오 역시 그 시점 성장세가 꺾이고 있었다. 실제 넷마블네오의 경영실적은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IPO철회 이듬해인 2022년 넷마블네오는 매출 93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2.3%나 매출액이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243억원으로 전년보다 67.2% 쪼그라들었다.
문제는 실적 하락세가 2년간 지속됐다는 점이다. 넷마블네오의 2023년 매출 552억원 영업적자 36억원을 기록했다. 2년 사이 매출은 반토막나고 수익성은 크게 줄었다. 당시 '리니지 2레볼루션'과 '제2의 나라'의 매출은 하향세였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신작 출시 연기가 회사의 매출 하향세에 기름을 부었다. 넷마블 네오는 2021~2023년 신작 출시가 전무했다.
그러나 지난해 넷마블네오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그동안 주력해온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신작 개발에 집중한 결과 화려하게 부활에 성공한 것이다. 2024년 5월 출시된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 흥행에 성공하며 3분기 기준 매출액 1002억원, 영업이익 508억원의 호실적을 올렸다. 아울러 국내 최고의 게임 시상식인 대한민국게임대상에서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이하 나혼렙)'로 대상까지 차지했다.
넷마블네오의 선전에 힘입어 지난해 넷마블은 연결기준 매출 2조6638억원으로 전년 대비 6.46%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156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호실적을 기록한 만큼 넷마블네오의 2024년도 매출 성적표는 기대 이상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시장에서는 넷마블이 지난해 '나혼렙'의 글로벌 흥행으로 수익성 문제를 해결한 만큼 '넷마블네오'의 IPO 적기로 판단해 인사개편을 진행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지난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주주 충실 의무' 상법 개정에 적절한 대응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번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충실 의무가 기존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되면서, 이사 겸직 및 이해 상충 여부에 대한 감시가 강화된다. 개정안은 공포 후 1년이 지난 날부터 시행돼 2026년 시행 예정이다. 또한 최상목 대통령권한 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어 통과도 불투명하다.
국회의 움직임과 법적인 대응에 언제나 민감하게 반응해온 넷마블은 작은 빈틈이라도 해결을 하고 넘어가고자 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넷마블네오 IPO를 본격화하기 위해 넷마블과 넷마블네오 두 곳의 지분을 모두 가지고 있는 권영식 대표가 넷마블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이해충돌의 문제나 상법 개정안의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또한 정계에서는 이중 상장에 대한 문제도 민감하게 바라보고 있다.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알짜 사업부를 떼어내 중복상장하고 핵심 계열사를 총수 회사와 헐값에 합병하고 의도적으로 주가를 떨어뜨리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며 상법 개정안이 이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 대표가 넷마블네오에 더욱 집중해야 할 이유다.
다만 넷마블은 이번 인사가 IPO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넷마블 관계자는 "김병규 대표는 넷마블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며 회사의 주요 성장 전략 수립과 실행을 이끌어 온 핵심 인물"이라며 "앞서 밝혀 왔듯이 지속 성장이 가능한 상황이 되면 언제든 상장에 대한 가능성은 열려있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구체적인 내용은 결정된 바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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