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보이스캐디'를 운영하는 코스닥 상장사 '브이씨(VC INC.)'의 수출 비중이 40%를 넘어섰다. 정체기를 맞은 국내 골프시장에서 벗어나 신제품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올해 하반기 신제품의 추가 해외 출시가 예정돼 있어 브이씨 흑자전환의 첨병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골프 IT업체 브이씨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225억원(내부거래 제거 전 기준)으로 집계됐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5%로 2023년 31.6%였던 점을 감안하면 일년새 8.9%포인트 상승한 셈이다.
해외 매출 성장은 미국, 일본 등 골프 선진시장에서 신제품을 적극 출시한 영향이다. 브이씨는 지난해 4종의 신제품을 해외에 선보였다. 시계형 거리측정기 T11 및 T11 Pro, 레이저형 거리측정기 레이저 핏, 론치모니터의 업그레이드 버전 SC4 PRO 등이다.
브이씨 미국법인 및 일본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128억원으로, 전년대비 2배가량 증가했다. 특히 이들 국가에서 골프 샷 연습기기인 론치모니터 판매가 두드러졌다. 브이씨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에서 개인용 론치모니터 SC4 판매가 많이 이뤄졌다"며 "레이저 핏의 경우 지난해 브이씨 단일모델 중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경쟁사가 관련 사업을 축소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골프존의 자회사 골프존테카는 최근 거리측정기 사업을 대폭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이씨는 수출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441억원의 매출을 실현했다. 전년대비 18.5% 증가한 수치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47억원, 6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적자폭이 각각 59.5%, 51.6% 개선됐다.
적자폭 감소는 외형 성장과 함께 비용구조 효율화에 집중한 영향이다. 지난해 브이씨 판관비율은 60.1%로 전년대비 18%포인트 낮아졌다. 원가율도 53.2%로 전년대비 2.5%포인트 하락했다.
브이씨는 '상반기 국내, 하반기 해외'라는 신제품 출시 전략을 갖고 있다. 국내에서 신제품을 먼저 출시해 시장 반응과 개선점을 반영한 뒤 해외로 나가는 시스템이다. 올해 초에도 신제품 3종을 국내 출시한 상태다.
주력 제품인 T-시리즈 'T12' 및 'T12 Pro'와 레이저 핏 업그레이드 버전인 '레이저 핏 보이스'다. 인공지능을 접목해 음성 인식 등 AI 기능을 더한 점이 특징이다. 앞서 3월 정식 출시에 앞서 진행한 사전 판매에서 세 차례 품절되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는 게 브이씨의 설명이다. 이들 신제품은 이르면 9월쯤 해외에서도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 초 타이거 우즈와 매킬로이 등 골프 레전드들이 주축이 된 미국 스크린골프 리그인 'TGL(Tomorrow's golf league)'이 개막한 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론치모니터의 해외 판매 호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TGL 리그 출범으로 골프 수요가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리그가 국내에서도 중계되고 있는 만큼 국내 매출 증대로 이어질 여지도 있다.
브이씨는 최근 자사의 거리측정기와 연동할 수 있는 골프 어플리케이션(앱)을 개편하기도 했다. APL 골프에서 보이스캐디엑스로 간판을 바꾸고 음성AI캐디 및 음성AI메모 등 AI 기능을 강화해 진성골퍼들을 위한 편의성을 개선했다.
올해 초 일본 서비스를 정식 런칭했으며 미국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보이스캐디엑스의 월간 이용자 수(MAU)는 10만명 수준이다. 브이씨 관계자는 "국내서비스 안정화해 내년에는 북미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라며 "올해 지속적인 신제품 출시와 비용 절감 노력으로 흑자전환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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