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의 약진, '우연은 없다'
KCGI·얼라인, 대박수익 가시화...투자 철학과 철저한 분석이 비결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6일 09시 4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성부 KCGI 대표(왼쪽),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사진제공=각사 홈페이지)


[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최근 KCGI, 얼라인파트너스 등 행동주의 펀드들이 괄목할 만한 수익률을 올리며 주목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소 뒷걸음질 치다 쥐 잡은 격'이라는 말도 나오지만, 이들의 수익 이면에는 명확한 투자철학과 정밀한 분석이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16일 사모펀드(PEF) 업계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 지분 6.92%를 보유한 KCGI는 최근 UCK와 MBK파트너스(UCK컨소시엄)가 19만원에 진행하는 공개매수에 응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KCGI는 약 6개월 만에 수익률 46%, 시세차익 약 622억원을 올릴 수 있게 됐다.


KCGI가 처음 취득한 것은 지난해 8월로 알려졌다. 같은 해 12월 주식을 추가로 매수해 지분 5%를 넘기며 취득을 공시했고, 올해 1월 주주행동을 시작했다. 이후 UCK컨소시엄이 회사를 인수하겠다고 나서며 투자회수(엑시트) 길이 열렸다. 전면에 나선지 두 달 만의 일이다.


에스엠 지분 0.9%를 보유한 또 다른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이하 얼라인) 또한 1년6개월 만에 투자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와 경영진 갈등이 심화되며 카카오가 2대주주로 들어오려 하자 하이브가 에스엠 인수를 결정한 것이다.


하이브는 이 전 총괄프로듀서의 지분 14.8%를 양수하고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에 나섰다. 시장에서 지분 25%를 추가로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얼라인이 공개매수에 응할 경우 올릴 수 있는 총수익률은 84%에 달한다.


업계는 두 행동주의 펀드가 단기간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던 배경에 확고한 투자 철학과 기업분석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밸류에이션이 낮게 평가됐다고 판단된 기업 중 지배구조 개선만으로도 기업가치가 상승할 수 있는 곳들을 타겟으로 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은 불필요한 전환사채 발행 및 회사와의 콜옵션 거래 등으로 부당하게 지분을 늘렸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에스엠 또한 최대주주인 이 전 총괄프로듀서가 개인회사를 통해 과도한 용역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두 행동주의 펀드가 주주활동을 개시한 이후 오스템과 에스엠은 모두 최대주주가 바뀌는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자연스럽게 지배구조는 개선됐고 불합리한 계약도 조기 종결하는 등 성과도 따라왔다. 주가 상승은 우연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행동주의 펀드의 성과는 저평가 기업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오너리스크 해소를 통해 기업 밸류에이션을 올릴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에 가능했다"며 "엑시트 시점이 빠르게 온 것은 맞지만 성과를 우연으로 폄하할 순 없다"고 말했다


한편 KCGI와 얼라인처럼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트러스톤 자산운용,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 등도 주주행동에 나섰다. 트러스톤은 올해 태광산업과 BYC를 대상으로 주주제안에 나섰고, 플래쉬라이트는 'KT&G 주인 있는 회사 만들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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