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몸값 고평가 논란에 시달렸던 SK쉴더스가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상반기 증시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시점에 다시 상장에 도전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SK쉴더스는 6일 금융감독원에 기업공개(IPO) 철회신고서를 제출하고 유가증권시장 상장 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SK쉴더스는 "이번 IPO 과정에서 대다수 기관투자자로부터 SK쉴더스의 펀더멘털(성장성, 수익성, 안정성)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지만 지난 수개월간 상장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돼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면서 "상장을 철회하고 향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기업 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상장 추진을 검토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SK스퀘어의 자회사인 SK쉴더스는 지난해 3월 SK그룹의 물리보안 계열사 ADT캡스와 사이버보안 계열사인 SK인포섹이 합병해 탄생한 통합법인이다. 이 회사는 물리보안과 사이버보안 역량을 모두 갖춘 국내 유일의 보안업체라는 강점을 내세워 이달 중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3~4일 국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상장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수요예측을 통해 SK쉴더스 공모가는 2만원대 중후반으로 희망 공모가 하단(3만1000원) 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측됐다. 공모가 하단 기준 시가총액은 2조4000억~2조6000억원로 애초 기대했던 3조원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SK쉴더스는 IPO 과정 내내 고평가 논란에 시달렸다. 예상 몸값을 국내 보안업체 1위인 에스원의 시가총액보다 높은 3조원대를 산정해서다. SK쉴더스도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해 증권신고서를 정정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22일 정정신고서를 통해 비교기업군 내 물리 보안업체와 사이버 보안업체 수를 각각 2곳으로 통일했다. 다만 희망 공모가 밴드를 그대로 유지했다. 고평가 논란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상장 철회를 결정한 SK쉴더스는 올해 하반기 혹은 내년 상반기 상장에 재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쉴더스 관계자는 "현재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에게 주식을 배정하지 않았고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 실시 전으로 투자자 보호상 문제가 없다"며 "SK쉴더스는 이번 IPO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높게 평가한 사이버보안, 융합보안 등 회사의 성장사업을 더욱 확대하고, 경영진과 구성원이 합심해 SK쉴더스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