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내수시장 수요절벽 코앞…타개책도 ‘실종’

[정민정 기자] 하이투자증권은 15일 기아차에 대해 “해외시장에서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에는 내수시장도 수요절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6만3000원은 유지했다.

기아차는 상반기 내수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효과와 K7 신차 효과로 높은 시장점유율과 평균판매단가(ASP)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하반기엔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로 내수시장에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 전망이다.

신흥시장으로 판로를 빠르게 전환하지 않으면 자칫 멕시코 공장으로의 물량 이전과 국내공장의 가동률 저하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다. 통상임금과 관련된 갈등도 지켜봐야 한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아차가 상반기 주가에 양호한 SUV믹스와 원화약세 수혜가 반영되지 못했다”면서 “내수시장에서의 한시성, 해외에서의 부진과 정체성 부재가 원인이지만 좀처럼 밸류에이션 하단에 위치한 주가가 탈출할 힘도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문제다”라고 전했다.

고 연구원은 “현대차가 제네시스와 N브랜드를 앞세운 변화방향을 세웠다면 기아차 역시 새로운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라며 “위기상황의 타개책으로 기아차만의 강점을 되살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브랜드가 SUV 믹스강화를 위해 속속 신제품을 내놓자 기아의 강점이 희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디자인’ 기아, ‘SUV’ 기아로 브랜드 슬로건인 ‘A Different beat’을 충족시켜왔지만 이제는 현대차와 차별되는 새로운 뭔가를 제시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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