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피의 역습’ 한미약품, 기술 수출 반환금 부담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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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민 기자] 한미약품이 반환금 이슈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프랑스 사노피와 체결했던 기술 수출 계약 변경으로 지난해 1200억원 규모의 계약금을 이미 반환한 데, 이어 올해도 최소 1000억원(세금환급금 포함) 가량의 현금 유출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6일 “현재 추진 중인 회사채 발행 자금 일부가 반납금에 사용될 예정”이라며 “국내 영업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는 만큼 감내할 만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는 지난 2015년 사노피와 자사의 지속형 당뇨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 4억유로, 마일스톤 최대 35억 유로에 달하는 대규모 계약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사노피 측에서 수정된 조건으로 재계약을 요구하면서 지난 2016년 12월28일 계약금 가운데 1.96억 유로를 반환하고, 일부 임상 시험 비용을 공동 부담하는 조건으로 합의했다.

총 반환 예정액은 한화로 2030억원(당시 환율 1250원/유로 기준) 수준으로, 절반은 지난해 1월 지급 완료했다. 나머지 50%는 올해 분기별로 소분해서 지급하는데, 최근 유로 환율이 상승세를 타면서 실제 지급 금액은 훨씬 늘어날 전망이다.

주목할 대목은 반환 예정 자금이 재무제표 상 미지급금 계정(2017년 말 기준 2204억원)에 반영돼 있는데, 올해 한미약품의 영업활동현금흐름에 부정적(마이너스)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해도 일부 계약금 반환 영향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영업활동현금창출능력)은 629억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해당 회계기간 동안 제품판매, 기술수출 등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실제 현금을 의미한다. 올해도 마이너스 영업활동현금흐름을 기록한다면 한미약품의 재무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평택 바이오플랜트 설비 투자(2년간 2000억원 규모)와 연간(최근 3년 기준) 1600억원 이상의 연구개발비 부담이 발생하는 만큼, 제품 수익성 개선과 함께 추가적인 기술수출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추진하는 7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도 향후 현금 유출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로, 조달 자금은 기존 사채 차환 및 사노피 계약금 반납에 사용될 예정이다.

향후 관전포인트는 신약 파이프라인의 기술 수출 관련 이슈다. 한미약품은 올해 3개의 신약 (Triple Agonist, FLT3, Glucagon Analo) 임상을 준비하고 있어, 전년 1706억원 대비 연구개발비를 더욱 많이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사노피와 진행 중인 당뇨신약 임상 3상이 작년 말부터 시작되면서 임상 비용 유출도 예정돼 있다.

한미약품 측이 얀센과 기술 수출 계약을 맺은 당뇨·비만 치료제 신약 ‘HM12525’의 성공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HM12525은 지난 4일 글로벌 임상 2상을 시작했고, 올해 2분기 마일스톤 유입 가능성은 있다.

유진투자증권 김미현 연구원은 “한미약품은 1.5억 유로를 상한으로 매분기 (사노피와의) 임상 비용 25%를 지급할 예정”이라며 “관련 비용은 내년 이후 눈에 띄게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자산화 여부는 회계법인 및 금감원과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미약품은 오는 15일과 17일 사이 개최되는 AACR(American Association for Cancer Research)에서 포지오티닙(고형암 치료제), FLT3 저해제(백혈병치료제), FGFR4 저해제(간암 치료제), LSD1 저해제(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등 4개 제품 관련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저해제 등은 신규 프로젝트(Project)로 학회발표 데이터로 향후 기술 수출(Licensing-out)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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