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적자폭 감소에도 ‘평가절하’ 받는 이유
군산공장 폐쇄에 따른 구조조정 영향…판매 등 근본적 대책 필요


[딜사이트 권준상 기자] 한국지엠(GM)이 지난해 적자폭을 축소했다. 하지만 판매확대 등을 통한 실질적인 개선이 아닌 공장폐쇄에 따른 구조조정 영향이 컸던 까닭에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지엠의 2018년 사업보고서(연결기준)를 보면 회사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6148억원으로 전년(-8386억원) 대비 2000억원 넘게 축소됐다. 같은 기간 순손실도 8593억원으로 전년(-1조6265억원) 대비 약 8000억원 줄었다. 적자폭이 줄어든 것은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에 따른 구조조정의 영향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2월 이사회를 개최하고 낮은 공장 가동률과 이로 인한 지속적 손실을 고려해 군산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하고 같은 해 5월 공장 폐쇄를 완료했다. 이와 함께 자발적 퇴사 프로그램을 시행, 연구·개발(R&D)법인 분리 등을 통해 임직원을 3000여명 가량 줄였다.


그 결과 고정비에서 상당부분을 차지했던 인건비가 대폭 감소했다. 실제 2017년 2500억원이던 급여는 지난해 1800억원으로 700억원 가량 감소했고, 종업원연금과 복리후생비도 각각 75억원에서 67억원, 200억원에서 161억원으로 줄었다. 이외 소모품비와 교육훈련비, 교제비 등의 비용도 감소했다.


실적 부담으로 작용하던 연결대상 법인들의 청산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지분 100%를 쥐고 있던 포르투칼, 스웨덴, 스위스법인의 청산을 완료했다. 해외사업환산이익은 57억원으로 전년(-31억원) 대비 흑자전환했다.


다만 자발적 퇴사 프로그램 시행에 따른 퇴직위로금이 5084억원 발생했다. 군산 공장 폐쇄로 업체보상비용 820억원, 폐쇄된 공장의 유지비용으로 350억원 등이 쓰였다. 한국지엠은 구조조정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지만 그동안 인건비 등 부담이 컸던 고정비가 감소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지난해 구조조정과 퇴직위로금을 포함한 일회성 비용이 6000억원 가량 발생했다”며 “대규모 일회성 비용을 제외할 경우 순손실 규모는 약 2300억원으로 개선됐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적자폭이 축소된 것에 의의를 둘 것이 아닌 근본적인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반응이다. 판매 확대 방안 등 구체적 해결책 없이는 한국GM이 실적 개선도 요원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도 “(한국GM의) 적자폭은 줄었지만 여전히 적자흐름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고, 매출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외형과 내실의 성장을 다지기 위한 구체적인 해결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지엠은 2014년 15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줄곧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2015년 5900억원, 2016년 5300억원, 2017년 8400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도 61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순손실 규모 역시 3300억원, 9900억원, 6200억원, 1조1600억원, 8600억원을 나타냈다.


외형 역시 3년 연속 내리막길이다. 2016년 12조3000억원에서 2017년 10조8000억원으로 줄어든 뒤 지난해에는 9조3000억원으로 주저앉았다. 2005년 매출 8조3000억원을 기록한 뒤 2006년(10조4300억원)부터 줄곧 매출 10조원대를 유지하던 흐름이 13년 만에 깨진 것이다.


한국지엠은 군산공장 폐쇄와 한국시장 철수설 속에 신차 출시가 지연되는 등 판매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판매량은 46만대로 전년 대비 12% 가까이 줄었다. 무엇보다 내수시장 판매가 전년 대비 30% 가량 줄면서 10년 만에 내수시장 판매 3위 자리를 쌍용차에 내줬다. 올해 1분기 판매실적도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GM은 구조적으로 신차 공급이 원활하기 않은 문제를 안고 있다”며 “경쟁사들이 연이어 신차를 내놓는 것과 달리 GM은 국내시장에서 신차 출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군산 공장 폐쇄 속에 한국시장 철수에 대한 우려감이 증폭됐다. 본사에서 한국시장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철수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는 계속되고 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악화된 수익성을 조금이나마 개선했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실적 회복을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신차 출시 등 판매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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