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지배구조연 “엘리엇, 현대차 고배당제안 반대”
“대규모 배당보다 장기적 성장성 확보 투자 바람직”


[딜사이트 권준상 기자]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대신지배구조연구소가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메니지먼트(엘리엇)의 현대차 고배당 제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12일 ‘2019년 정기주주총회 임원 선임과 배당 특이안건 분석’ 보고서를 내고, 엘리엇이 현대차에 주당 2만1967원의 현금배당을 제안한 것에 반대를 권고했다. 현대차의 이사회안인 주당 3000원에 대해서는 찬성을 권고했다.


안상희 대신지배구조연구소 본부장은 “엘리엇이 제안한 배당률과 배당성향은 각각 8.97%, 404.18%로 전년 대비 7.41%p, 377.41%p 증가한 수치”라며 “지난해 업종 평균 배당률과 배당성향은 각각 0.87%, 26.45%다”고 밝혔다.


이어 “엘리엇이 지난해 기말배당 대비 618.94% 증가한 5조8295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제안한 것은 과도하다”고 덧붙였다.


안 본부장은 “주주제안의 배경은 현대차가 약 9조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나, 최근 발표한 투자계획에 따르면 현금유출이 유입을 초과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지적했다. 현대차는 향후 5년간 45조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연평균 9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안 본부장은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 규모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투자를 지속할 경우 향후 현금배당 지급여력이 축소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현대차가 자기주식 소각과 취득을 실시하는 등 주가회복을 위해 노력해왔다는 점도 고려했다. 안 본부장은 “최근 현대차는 향후 3년간 1조원의 자기주식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며 “구체적인 자기주식 소각계획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대규모 자기주식 매입은 주가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현대차는 자동차업 불황으로 성장세 둔화를 겪고 있어 대규모 배당을 실시하는 것보다 장기적인 성장성 확보를 위해 적극적 투자를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엘리엇과 현대차가 추천한 사외이사(감사위원) 후보에 대해서는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다고 밝혔다.


엘리엇은 ▲존 Y. 류(John Y. Liu) 베이징사범대 교육기금이사회 구성원·투자위원회 의장 ▲로버트 랜들 매큐언(Robert Randall MacEwen) 발라드파워시스템 회장 ▲마거릿 빌슨 CAE 이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현대차는 ▲윤치원 UBS 그룹 자산관리부문 부회장 ▲유진 오(Eugene M. Ohr) 전 캐피탈그룹 인터내셔널 파트너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 교수를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안 본부장은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6명의 후보 중 현대차가 제안한 3명의 임원 후보를 추천한다”며 “이사회 구성에 있어서 기존 사외이사 5명 중 3명을 주주제안으로 변경할 정도로 기존 이사회 활동이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근거를 찾기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22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사옥에서 제51기 정기주총을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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