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클럽’ 한미약품, 잇단 목표주가 하향 까닭은
R&D 비용 증가·기술수출 반환 등 단기 부담 영향

[딜사이트 정재로 기자] 한미약품이 최근 최고 실적을 발표하며 3년만에 매출 1조 클럽 재입성을 알렸다. 누적매출(연결회계)은 1조160억원에 달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836억원과 342억원을 기록했다. 설립이후 두 번째 높은 성과로 그 동안의 R&D 투자가 결과물을 내놓기 시작한 것으로 평가된다.


모처럼 호실적을 거둬 주식시장에서도 반길만 하지만 반응은 미지근하다. 되레 증권사 애널리스틀은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고 있다. 과도한 R&D 투자가 단기적으로 비용부담을 유발시켜 주가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해석하기 때문이다.


◆ 과감한 R&D투자, 오히려 부담?


한미약품의 지난해 R&D 투자 비용은 전체 매출액의 19%인 1929억원이다. 최근 10년간 매출 대비 평균 15%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쏟아 부어 누적금액만도 1조2800억원에 이른다. 무엇보다 자체 개발제품을 통해 얻은 수익을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에 다시 투자하는 등 매출과 R&D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증권업계가 보는 눈은 다소 다르다. 단기적으로 비용부담이 커질 수 있어 주가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당장 비만·당뇨 바이오신약인 에페글레나타이드 관련 임상비용이 올해 300억원대에서 400여억원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신규 임상에 들어가는 파이프라인이 다수 증가하면서 전체적으로 10% 이상의 비용증가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DB금융투자증권 보고서 역시 올해 한미약품의 R&D비용은 지난해 보다 11%(2142억원) 증가해 예상매출액 대비 약 21%로 증가함으로써 기업에 다소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로슈의 자회사인 제넨텍에게 지난 2016년 기술이전한 RAF 표적항암제(HM95573) 분할지급 되던 계약금(분기당 약 90억원)이 오는 4월을 기점으로 완료된다. 또한 최근 릴리에 라이센스아웃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HM71224)의 신약 개발이 잠정 중단됨에 따라 계약금을 제외한 최대 8000억원 규모의 기술료 기대수익이 물거품된 것도 목표주가 하향의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추가적인 기술료 유입이 없다면 영업이익은 1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금흐름 개선이나 가치평가의 정당화 측면에서 기술료 유입이나 기술수출과 같은 추가적인 R&D의 결실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한미약품 R&D 확신 “2~3년 내 글로벌 신약 완성”


한미약품은 단기간의 주식변동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실적이 증명했듯이 올해 역시 R&D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확신했다. 실제로 작년 매출 상위 10개 품목 모두 △아모잘탄(474억원) △로수젯(489억원) △낙소졸(118억원) △에소메졸(264억원) 등 독자기술로 개발한 개량신약, 복합신약들로 매출 1조 달성을 이끈 주요 원동력이다. 한미약품은 현재 비만·당뇨, 항암, 면역질환, 희귀질환 등 분야 27개 신약 파이프라인의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어 2~3년 뒤부터는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는 신약들을 선보일 수 있다고 자신한다.


현재 가장 기대를 모으는 신약은 롤론티스다.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한미약품의 첫 글로벌 바이오신약인 장기지속형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는 작년 말 미국 FDA에 시판허가가 신청돼 FDA 검토 절차가 순조로울 경우, 이르면 올 해 말쯤 허가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혁신 항암신약 ‘포지오티닙’은 파트너사 스펙트럼이 진행 중인 임상 2상 중간 결과가 올해 하반기에 발표될 예정으로 올해 말이나 내년 초 FDA에 시판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미국 역시 항암신약 등 기존 치료제가 없는 분야에서는 임상 2상 결과만으로도 시판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 외에 사노피와 얀센에 라이선스 아웃된 비만·당뇨 치료 바이오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 3상과, HM12525A의 임상 2상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HM15211)는 올해 3분기에 1상을 완료하고 4분기 중 임상 2상에 진입할 계획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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