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부진에 두산테스나 '긴축 모드' 전환
대규모 설비투자도 중단…인수 계획도 '심사숙고'로 전환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2일 18시 1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테스나 서안성사업장 [사진: 두산테스나]


[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두산테스나가 주 고객사인 삼성전자 파운드리 부진으로 투자 규모를 줄이고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다. 모바일 업황 영향으로 삼성전자의 부진이 길어지면서 신규 물량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올해 대규모로 진행하던 설비 투자를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엔지온에 이어 후공정(OSAT) 분야에서 자리 잡기 위한 인수합병도 고려하고 있었지만 당분간은 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계획이다. 


두산테스나는 2022년 4월 두산그룹에 편입된 이후 대규모의 투자를 이어왔다. 이 회사의 자본적지출(CAPEX)은 2022년 2566억5233만원을 기록한 후 2023년 1718억4825만원, 2024년 1832억3246만원으로 꾸준히 투자를 이어왔다. 테스트 장비 회사 특성 상 장비에 대한 투자를 늦출 수 없는 데다 장비 규모에 따라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인수 당시 두산그룹의 반도체 분야에 대한 기대가 컸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두산테스나 인수 계획을 밝히면서 "반도체는 기존 핵심 사업인 에너지, 기계 분야와 더불어 또 하나의 성장 축이 될 것"이라며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황 부진으로 인한 고객사가 재고 조정에 나서면서 당초 기대받던 만큼의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두산테스나의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로, 모바일 업황이 부진하면서 재고 조정에 들어간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부진에서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두산테스나의 실적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3731억1793만원, 영업이익 379억2328만원을 거뒀다. 대규모 투자로 매출을 늘렸지만 영업이익은 2022년 671억6926만원, 2023년 607억7879만원으로 점차 줄고 있는 실정이다. 주력 사업인 웨이퍼 테스터의 가동률은 61.9%로 2022년 71.1%에서 감소했다.


실적이 악화되면서 그동안 대규모로 투자했던 금액은 오히려 재무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지난해 기준 두산테스나의 차입금 및 리스부채는 3008억4316만원이다. 반면 현금및현금성자산은 646억6306만원이다. 2022년 39.1%였던 유동비율은 2023년 89.9%로 개선됐다 지난해 다시 62.0%로 악화됐다.


2023년 이미지센서(CIS) 후공정 업체인 엔지온을 인수하고 올해 초 공장 설비 투자에도 나섰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두산테스나는 CIS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공급망을 마련하기 위해 엔지온과 합병했지만 SK하이닉스가 CIS 사업을 접으면서 상황이 더 악화됐다.


업계 관계자는 "엔지온 인수 후 두 업체가 시너지를 내 수주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SK하이닉스가 CIS 사업부를 철수하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이에 삼성전자 물량을 받아와야 하는데 삼성전자도 현재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회사는 올해 시설 투자를 줄이고 기존에 고려했던 인수합병(M&A) 계획도 숙고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 회사는 당초 후공정 업체 쪽으로 인수할 만한 매물을 찾고 있었다. 그러나 업황과 실적 모두 부진하면서 심사숙고하는 입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두산테스나 관계자는 "올해는 고객사 재고 조정 영향으로 가동률이 많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새로운 투자나 기회가 없는 만큼 대규모의 투자는 없을 예정이다. 단기적으로는 부침이 예상되나 하반기에는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기업에 대한 M&A 계획에 대해서는 "다양한 업체를 물색하고는 있지만 실제로 진행되고 있는 건은 없다"며 "업황이 좋지 않은 데다 국내에서 건실한 업체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모기업인 두산그룹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두산테스나가 아직 적자를 기록한 것은 아닌 만큼 양사 모두 지원을 기대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두산테스나가 적자 경영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지원에 대해 이야기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두산테스나에 이은 또 다른 반도체 기업 인수 계획에 대해서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을 언제나 검토하고는 있다"며 "업황이 좋지 않다고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