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협 출자 막전막후여신투자심사위의 발목잡기…빛바랜 흥행
[딜사이트 한은비 기자] 신협중앙회(신협)가 국내 벤처캐피탈(VC) 부문 블라인드펀드를 운용할 최종 위탁운용사(GP)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기존 출자 예산을 줄였다. 벤처투자시장 불황에 따라 유한책임투자자(LP) 확보에 목말라 있는 VC들이 다수인 만큼 업계에서는 아쉬움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신협은 최근 LB인베스트먼트와 아주IB투자를 최종 GP로 선정해 개별 통보했다. 앞서 이들과 우선협상대상자에 오른 'AFW파트너스(AFWP)-CLSA캐피탈파트너스코리아'는 마지막 관문인 운용사 실사에서 고배를 마셨다.
신협은 지난 2월 벤처펀드 출자사업을 최초 개시했다. 당초 혁신성장산업 분야에서 3곳을 뽑아 200억원씩 출자할 방침이었다. 운용자산(AUM) 40조원에 이르는 큰손 등장에 VC들의 관심이 쏠렸다. ▲한국투자파트너스 ▲신한벤처투자 ▲인터베스트 ▲HB인베스트먼트 ▲스틱벤처스 ▲티인베스트먼트 ▲캡스톤파트너스 ▲SJ투자파트너스 ▲미래에셋벤처투자 등 25곳에 달하는 크고 작은 운용사들이 도전장을 내밀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이번 사업은 자금운용부문 투자금융본부에서 주관했다. 투자금융본부 산하 기업인프라금융팀은 제안서를 접수한 VC들을 상대로 정량·정성평가를 포함한 1차 심사에서 ▲LB인베스트먼트 ▲아주IB투자 ▲AFWP-CLSA캐피탈파트너스코리아 ▲DSC인베스트먼트 ▲카카오벤처스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등 적격 후보자 명단(숏리스트) 6곳을 추렸다.
이후 투자금융본부는 총 7명의 내·외부인사로 구성된 선정위원회를 꾸려 2차 심사(구술평가)를 추진했다. 구술평가를 통해 ▲LB인베스트먼트 ▲아주IB투자 ▲AFWP-CLSA캐피탈파트너스코리아 등을 우선협상대상운용사로 확정했다.

3곳의 운용사는 이달 초 여신투자심사위원회가 주관하는 심사를 또 받아야 했다. 우선협상대상자를 대상으로 한 운용사 실사가 선정 절차에 들어선 배경은 조직 내 알력으로 알려진다. 현재 대체투자상품 출자사업은 투자금융본부에서 총괄하고 있다. 해당 본부는 2차 심사를 끝으로 최종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여신투자심사부문에서 자체 심사를 요구하면서 이중 심사 체계가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여신투자심사위원회의 심의 결과 AFWP-CLSA캐피탈파트너스코리아는 최종 GP 자격을 획득하지 못했다. 이후 신협은 새로운 운용사를 재선정하지 않고 최종 GP에만 출자를 집행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체 출자금액이 600억원에서 400억원으로 줄어들면서 자금줄이 마른 벤처투자업계에서는 안타깝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주요 출자자로 자리매김하려는 본래 의도와는 달리 LP로서의 영향력이 비교적 약해졌다는 분석이다. 서류 심사부터 준수한 투자 실적을 지닌 운용사들이 대거 탈락한 만큼 업계에서는 공석으로 남겨진 최종 GP 자리 1곳을 두고 아쉽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조직 내부에서 동일 운용사에 대한 평가를 다르게 내놓으면서 심사 과정의 투명성 확보와 외부 심사인력 섭외 등 불필요한 재원을 소모했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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