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HD현대인프라코어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았다. 건설기계 부문이 부진한 상황에서 엔진 부문이 강세를 보이며 사업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엔진의 경우 경쟁이 치열하지 않고 공급처가 확보돼 있어 영업이익률을 높게 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건설기계 부문에서 굴착기, 휠로더 등 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회사다. 지난해 건설기계 부문은 HD현대인프라코어의 전체 매출 4조1142억원 중 72.2%인 2조9723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건설기계 부문이 최근 부진하다는 점이다. 실제 매출만 봐도 해당 부문은 3년(2022년~2024년) 간 ▲3조7181억원 ▲3조4980억원 ▲2조9823억원으로 계속 우하향했다. 이렇다 보니 지난해 영업이익은 1424억원으로 전년 대비 66%나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경기 둔화 및 주력 시장인 북미 등에서 수요 부진이 지속적으로 발생해서다. 조 바이든 미국 전 대통령의 인프라 투자로 북미에서 건설기계 회사들이 함박웃음을 지었지만, 임기가 끝나자 효과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지난해 북미와 유럽에서의 매출은 1조841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감소했다.
대신 HD현대인프라코어는 또 다른 사업 부문인 엔진에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전체 매출 중 엔진 부문의 비중을 보면 3년(2022년~2024년) 간 ▲17.8% ▲24.9% ▲27.8%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굴착기용 엔진, 발전 및 선박 엔진 등 폭넓은 엔진 라인업으로 판매활동을 벌이고 있다.
일반 엔진을 넘어 전차용 엔진도 생산하고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2022년 현대로템이 생산하는 K2 전차에 1830억원의 엔진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현대로템 및 폴란드 현지 방산 업체 등과 컨소시엄을 맺어서 들어가는 형태로, 수요 예측을 하고 체결한 계약인 만큼 전액 납품할 수 있다는 게 HD현대인프라코어의 설명이다. 2023년에는 튀르키예 차세대 전차 탑재용 엔진 계약도 체결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의 엔진 부문의 영업이익률이 건설기계 부문보다 월등히 높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건설기계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0.7%인 반면, 엔진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11.7%에 달한다.
HD현대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자사는 굴착기, 발전기, 선반용, 전차 등 다양한 엔진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며 "건설기계 부문은 중국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으로 이익을 내기 힘들지만 엔진은 경쟁이 상대적으로 치열하지 않고 공급처도 확보돼 있어 마진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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