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 전쟁'…LG전자, 中 위탁생산 부담에 '곤혹'
美 수출용 모니터·노트북 中 생산…"스윙 체제로 대응"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0일 10시 5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가 중국에서 제조해 미국에서 판매 중인 '2025년형 LG그램 프로(17인치)'. (사진=LG전자 미국 공식 홈페이지 캡처)


[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최대 104%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LG전자의 중국 위탁생산 전략에도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LG전자는 현재 모니터와 노트북 일부를 중국에서 제조해 미국 시장에 공급하고 있으며, 미중 통상 갈등 격화에 따라 생산지 조정 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회사는 생산지별 원가 경쟁력을 고려해 스윙 생산체제를 운영하며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미국 수출용으로 중국에서 모니터와 노트북 일부 제품을 제조하고 있다. 정확한 생산 방식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지 협력업체들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주문자개발생산(ODM), 합작개발생산(JDM) 등 형태의 계약을 맺은 것으로 추정된다. 관세는 미국 통관 주체가 전적으로 부담한다. 최근 미국의 중국산 고율 관세 적용 방침에 LG전자의 부담은 더 커졌다.


미국은 이달 9일부터 중국산 제품에 최대 104%의 관세를 적용한다. 당초 중국에 34%의 상호관세를 책정했지만 중국이 상응하는 수준의 보복 관세로 맞서자 이에 반발해 관세율을 84%까지 끌어올렸다. 여기에 펜타닐 유입 차단을 이유로 20%를 추가했다. 관세는 원산지 기준으로 부과돼 중국 현지에서 노트북과 모니터 등을 위탁생산하는 LG전자도 고율 관세의 영향을 피하기 어려운 구조다.


양지원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위탁생산의 경우 관세 영향을 받는 정도는 고객사와 협력사 간 비용 분담 구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현지에 직접 공장을 세워 운영하는 방식보다 관세 부담은 덜할 수 있겠지만 간접적인 영향을 고려하면 위탁생산이라고 해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기업들은 이미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공급망 다변화를 시도해왔지만 최근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대체 생산기지까지 미국의 상호관세 대상에 포함되면서 선택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할 때부터 관세 리스크를 반영한 유연한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미중 통상 갈등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해 11월부터 예견된 흐름이었다. LG전자는 국가별 관세와 물류, 수요 등을 고려해 생산 거점을 탄력 조정하는 '스윙 생산 체제'를 확대해 미국의 고율 관세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중국 위탁생산 제품군은 사정이 다르다. 협력사와의 개발·생산 체계가 긴밀하게 얽혀 있어 단기간에 생산지나 물량을 조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위탁생산 방식은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장점이 뚜렷해 LG전자로서도 당장 전략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이에 따라 당분간 LG전자는 중국에서 제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제품에 대해 일정 수준의 관세 부담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생산지별 제조원가 경쟁력을 고려, 스윙 생산 체제 기반의 최적의 생산지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는 연내 중국 실버스타그룹과 JDM 방식으로 올인원 로봇청소기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다만 회사는 기존 올인원 로봇청소기 제품이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지 않고 있어 이번 미국발 상호관세 조치의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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