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올해도 HBM 독주 체제 굳힌다
경쟁사보다 한발 앞선 HBM4…1분기 실적 기대감↑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7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 HBM4 12단 샘플. (사진=SK하이닉스)


[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SK하이닉스가 올해도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주도권을 이어갈 전망이다. 최근 업계 최초로 차세대 제품인 HBM4 12단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하며 기술 리더십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평가다. 올해 D램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넘길 것으로 관측되면서 시장에서는 이익 전망치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6세대 제품인 36GB 용량의 HBM4 12단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 인증 절차에 돌입했다. 올 하반기 내 양산 준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고객사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는 올 상반기 고객사와 내년도 HBM 물량 협상을 마칠 방침이며, 해당 물량에 HBM4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 삼성전자도 올 하반기 HBM4 양산을 목표로 세웠고, 미국 마이크론은 내년 중 양산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두 회사 모두 아직 고객사 인증용 샘플을 공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SK하이닉스는 HBM3와 HBM3E 8·12단을 업계 최초로 양산했으며, HBM3E 16단도 올 상반기 중 양산 준비를 마쳐 고객사 일정에 맞춰 공급할 방침이다. 이는 HBM3부터 HBM4까지 주도권을 이어온 SK하이닉스가 기술력과 생산 일정에서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SK하이닉스의 HBM 매출 기여도는 한층 더 커질 전망이다. 전체 D램 매출 가운데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처음으로 50%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4분기 기준 HBM 비중은 40%를 웃돌았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맞춤형 칩(ASIC)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고성능 연산에 최적화된 HBM 수요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달 27일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올해 HBM 물량은 이미 솔드아웃(완판)됐으며, 내년 물량은 상반기 중 고객과의 협의를 마무리해 매출 안정성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증권사들도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치를 속속 올리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3일 기준 국내 증권사들이 추정한 SK하이닉스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17조2679억원, 6조495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말 추정치 대비 각각 1.9%, 2.9% 오른 수치다. 지난해 1분기 실적과 비교하면 매출은 39%, 영업이익은 125.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내달 중순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며, 발표일이 다가올수록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는 더욱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SK하이닉스 목표 주가를 올린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실수요와 선제적 재고 확보 영향 강도에 대한 고민이 아직 시장에 남아 있는 만큼 안정적인 실적 유지가 가능한 SK하이닉스의 매력도는 더욱 부각될 것"이라며 "SK하이닉스는 이번 짧은 하락 사이클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을 통해 경쟁사 대비 높은 수익성 유지가 가능하다는 점을 확실하게 입증하고, 하반기에는 HBM3E 12단 출하 확대까지 더해지며 견조한 수익성을 지속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 방침에 이어 반도체에 대해서도 별도 관세를 예고한 점은 실적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중간재인 반도체 특성상 상호관세에서 제외됐더라도 간접적으로 관세 영향을 받는데 개별 관세까지 더해질 경우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에 대해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관세 등 반도체 수요 관점에서는 리스크가 부각되는 국면이지만 인공지능(AI) 사이클이 지속된다는 측면에서 SK하이닉스 실적 차별화는 여전히 진행형"이라고 평가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