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현금성자산 2조 돌파…99%가 '단기예금'
실적 개선·투자 축소에 현금↑…적정 유동성 확보에 집중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8일 10시 5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래픽=신규섭 딜사이트 기자)


[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삼성전기의 현금성자산이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섰다. 현금성자산의 99%는 만기 3개월 이내 단기예금으로 운용 중이다. 이는 실적 개선으로 현금창출력이 커졌고,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적정 유동성을 유지하려는 자금 운용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지난해 연결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조133억2603만원으로 전년(1조6691억8960만원)보다 20.6% 증가했다. 이는 삼성전기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현금성자산이 늘어난 이유는 실적 개선과 자금 지출 축소가 맞물린 결과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인공지능(AI)과 전장 등 고부가 제품 판매가 확대되면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매출 10조원을 넘어섰고,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순현금도 1조4298억원으로 전년(1조1804억원)보다 21.1% 증가했다. 반면 설비투자(CAPEX)에는 6120억원을 집행해, 전년(1조191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벌어들인 돈은 늘고, 나가는 돈은 줄면서 현금성자산이 자연스럽게 불어난 셈이다.


(그래픽=신규섭 딜사이트 기자)

확보한 자금 대부분은 단기예금 형태로 운용됐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기의 현금 보유액은 3315만원에 불과했고, 전체 현금성자산의 99.9%인 2조132억9288만원이 만기 3개월 이내 단기예금으로 우리은행 외 한 곳에 예치돼 있다. 단기예금은 회계상 현금 및 현금성자산으로 분류되지만 일반적으로는 투자 대기성 자금의 성격이 짙다. 특히 고금리 환경에서는 일정 수준의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데다 필요 시 즉시 현금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유동성 확보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이 같은 단기예금 위주의 자금 운용은 일시적 선택이 아니라 10년 넘게 이어져왔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회사는 2014년도 사업보고서부터 현금성자산의 세부 내역을 공개해왔는데 과거부터 현금 보유 비중은 극히 낮았다. 2013년 현금성자산은 7384억8624만원이었고, 이 중 단기예금은 7384억4178만원으로 비중이 99.9%에 달했다. 비교적 최근인 2020~2023년에도 현금성자산에서 차지하는 단기예금 비중은 매년 99%를 넘겼다. 이는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 적정 유동성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둔 자금 운용으로 해석된다.


삼성전기는 늘어난 현금성자산을 바탕으로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다시 확대할 전망이다. 지난 1월 실적 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회사는 "지난해에는 스마트폰 등 주요 응용처 수요 회복 지연으로 당초 계획보다 설비투자를 감축했다"며 "올해 설비투자 규모는 전장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해외 캐파 증설, 차세대 기판 기술 확보 등 고객사 수요에 맞춘 투자 집행으로 전년보다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장, AI 서버 등 고성장, 고부가 분야 중심으로 고객사 수요 변화 등을 고려, 투자 효율을 제고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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