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한은비 기자] 김학균 한국벤처캐피탈(VC)협회장이 불확실한 경제 여건 속에서도 벤처투자시장의 선진화를 이끌기 위해 관계기관과 적극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대내외 이해관계자와 활발한 소통을 통해 위축된 투자 심리를 되살리겠다는 방침이다.
김학균 신임 VC협회장은 11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2층 아이리스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임소감과 함께 올해 협회의 주요 사업계획을 공유했다. 김학균 회장은 지난달 25일 제16대 VC협회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김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여러 회원사뿐 아니라 협회 사무국 임직원들과 건전한 벤처투자생태계를 조성하고 K-벤처시장의 글로벌화를 촉진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협력하겠다"면서 "투자뿐 아니라 우수 인력의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체계화해 투자할 만한 기업을 길러내는 일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취임식에서 협회장으로서 중점적으로 추진할 7대 과제로 ▲코스닥 시장의 유동성 공급 확대 ▲K-벤처생태계의 글로벌화 ▲예비 창업자 육성 프로그램 추진 ▲획일적인 업계 규제 개선 ▲VC업계의 진출입 활성화 ▲출자재원 확대 ▲분과위원회 위주의 협회 운영 등을 꼽았다.
이날 간담회에서 해당 공약을 보다 구체화했다. 김 회장은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기술 관련 코스닥 상장사들의 해외진출을 도모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선 반드시 코스닥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책·입법 기관이 아닌 협회가 관련 방안을 명시하긴 어렵다"면서도 "국내 벤처생태계를 세계 1위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공감대를 토대로 관계 부처에 코스닥 벤처펀드를 재조성하거나 VC들의 코스닥 기업 투자를 허용해달라는 등의 사항을 건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임기 내 퇴직연금 등 새로운 유한책임투자자(LP)를 벤처시장으로 유입하겠다는 소망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 회장은 "현재 공제회나 연기금 등에서 벤처출자를 집행하지 않는 곳들이 많다"면서 "그동안 VC들이 일궈낸 객관적인 수익 성과를 내세워 신규 출자자들을 설득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퇴직연금 등은 수익률을 기대하기보단 리스크(위험)만 없으면 된다는 인식이 깔려있어 관련 고정관념을 전환하는 데 시간이 다소 걸릴 것 같다"면서도 "협회장의 임기가 정해져 있는 만큼 제한된 기간 내에 해당 과제를 끝내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전했다.
현존하는 업계 규제의 장·단점을 잘 따져 VC들의 창의적인 경영 활동을 보존하겠다는 각오도 드러냈다. 그는 "위탁운용사(GP)들의 핵심 운용인력 이탈에 따른 LP들의 기계적인 페널티(벌칙) 부과는 심사역들의 모럴 헤저드(도덕적 해이)나 워크 에식(직업윤리) 등을 불러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 회장은 "자발적인 명목하에 VC들을 대상으로 보호예수(락업) 기간을 길게 설정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상장사가 주식시장에서 관심을 받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VC들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가 오히려 VC들을 옭아매지 않도록 관련 제도 완화를 강력하게 제안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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