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롯데GFR가 패션사업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화장품으로 사업영역 다각화에 나섰지만 성과 측면에서 물음표가 달리고 있다. 영국 코스메틱 브랜드인 '샬롯틸버리'의 운영권을 독점했지만 판매가 부진하며 오히려 손상차손 부담을 떠안고 있어서다. 시장에서는 해당 브랜드의 낮은 국내 인지도와 고가의 가격 등으로 국내 소비자들을 사로잡지 못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 중이다.
롯데쇼핑은 2018년 패션부문 강화를 위해 롯데쇼핑 산하에 롯데GFR를 설립했다. 출범 당시 겐조, 소니아리키엘, 제라드다렐, 훌라 등의 패션브랜드 10개 이상을 보유하면서 사업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다만 이 회사의 패션사업은 기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롯데GFR은 출범 첫 해인 2018년 매출액 1442억원, 영업손실 71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에는 매출액 1518억원으로 외형은 소폭 확대됐지만 영업손실 31억원을 내며 적자를 지속했다.
롯데GFR은 패션사업이 판매 부진에 시달리자 새로운 돌파구로 뷰티사업을 낙점했다. 이 회사는 2021년 영국 코스메틱 브랜드 샬롯틸버리의 국내시장 운영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통해 5년 간의 독점권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롯데면세점과 롯데온 등 계열사와 협업을 통해 제품을 선보이며 샬롯틸버리가 국내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문제는 뷰티사업 역시 온전히 시장에 연착륙하는데 실패했다는 점이다. 롯데GFR은 샬롯틸버리 론칭 당시 5년 내 2000억원의 전체 매출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작년 매출액은 1139억원에 그치며 2018년 1442억원 대비 오히려 21% 뒷걸음질쳤다. 특히 샬롯틸버리에서만 2022년 13억원과 작년 1억원의 손상차손을 내며 모회사의 부담으로 이어졌다.
샬롯틸버리가 국내시장에 온전히 연착륙하지 못한 데는 낮은 인지도와 함께 고가의 가격대가 지목된다. 샬롯틸버리는 해외에서 트렌드를 잘 반영한 제품으로 알려져 있지만 국내에서는 적극적인 마케팅 부재로 인지도가 밀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더해 고가의 가격 부담까지 있다 보니 결국 소비자의 판매 확대로 연결되지 못했다는 시장 관측이다.
다만 샬롯틸버리는 올해 4월 국내에 '샬롯틸버리코리아 유한회사'를 설립하면서 국내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있다. 롯데GFR은 그 동안 샬롯틸버리 한국법인이 부재한 탓에 홍콩법인과 계약을 맺고 소통을 해왔다. 이에 마케팅이나 의사결정의 속도가 더딘 측면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GFR은 이번 샬롯틸버리 국내법인 설립으로 마케팅에 보다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롯데GFR은 샬롯틸버리의 새로운 모델로 배우 김유정을 발탁하고 2024 신제품 '필로우 토크(Pillow Talk)' 신제품 론칭을 진행하는 등 올해부터 마케팅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필로우토크는 플럼핑 타입의 립글로스로 샬롯틸버리의 상징적인 누드 핑크룩이자 베스트셀러다.
롯데GFR은 판매채널 다각화에도 힘쓰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6월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샬롯틸버리 단독 프로모션을 진행했고 향후 SNS·유트브 등 다양한 온라인채널 마케팅 역시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롯데GFR 관계자는 "샬롯틸버리가 국내에 잘 안착할 수 있도록 내부적인 운영계획을 수립했고 이번에 설립된 샬롯틸버리코리아와 협업하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며 "과거보다 실적이 개선되고 있고 매출 성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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