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LX그룹이 2021년 LG그룹에서 독립한 지 올해로 4년차를 맞은 가운데 LG그룹 인재를 영입해 눈길을 끈다. LX그룹 주요 경영진 대부분이 20년 넘게 LG그룹에서 근무한 만큼 인적 네트워크가 제한적이라는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X그룹 주력 계열사인 LX하우시스는 최근 LG전자 출신 전무급 임원을 영입했다. 새로 선임된 박평구 전무는 LX하우시스에서 안전환경 태스크포스팀(TFT)을 이끌게 된다. LX하우시스의 핀셋 채용은 LX그룹이 추진 중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강화 기조에 부합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박 전무는 1967년생으로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석사를 취득했고, LG전자에서 HR(인전자원)·경영지원·생산·안전·환경·혁신 등 다양한 분야를 두루 거쳤다.
그는 2012년부터 3년간은 LG전자 창원공장 담당을 맡으며 안무사고·무재해 활동을 비롯해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 발전소 구축 등을 주도했고, 2019년 말부터는 전사 위기관리체계 총괄운영 책임자(CRO) 산하 안전환경그룹장을 역임했다.
LG전자 전무 7년차이던 박 전무가 LX하우시스로 적을 옮긴 것은 안전환경 TFT장이라는 경력이 ESG경영 역량 강화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어서다.
LX하우시스는 최고경영책임자(CEO) 산하에 환경안전 조직을 구성하고 ESG경영을 강화해 왔다. 실제로 2022년에는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설치해 기본 정책과 전략, 중장기 목표 등을 수립해 왔다. 또 매년 전사 차원의 환경관리 목표와 달성 방안을 수립하는 한편, 환경사고 발생 현황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조직 성과 목표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관리 중이다. 그 결과 지난해 기준 LX그룹 상장 계열사 가운데 가장 높은 ESG등급(종합 A)을 기록했다.
특히 안전환경 TFT를 꾸린 배경에는 LX그룹 차원에서 공표한 ESG경영 내재화와도 무관치 않다. LX그룹은 구본준 회장 주도 아래 출범 첫 해부터 각 계열사별로 ESG위원회를 설치하고, ESG경영 환경 체계를 재정비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에는 그룹 처음으로 ESG보고서를 발간하고 'Link For Next'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전 그룹사의 동참을 독려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LX하우시스가 굳이 결별한 LG그룹 출신을 데려온 점이다. LX그룹은 2021년 지주사 LX홀딩스 등 총 12개 회사를 들고 LG그룹에서 계열분리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2년 두 그룹의 계열분리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면서 ▲내부거래를 줄이고 ▲외부로 일감을 개방하는 등 후속조치 이행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LX그룹이 친족분리 이후 3년(2025년)간 공정위의 감시를 받는 만큼 LG그룹과의 접점이 생기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LX하우시스가 'LG전자맨'을 영입한 주된 이유로는 태생적 한계가 꼽힌다. LG그룹 독립과 별개로 LX하우시스 C레벨 임원들이 모두 20년 가까이 LG그룹에서 활약했던 만큼 LG그룹 인적 자원에 대한 정보가 가장 많을 수밖에 없어서다.
실제 박 전무는 구 회장, 노진서 LX홀딩스 대표이사(LX하우시스 기타비상무이사 겸직)와 같은 시기 LG전자에서 근무했다. 박 전무는 현재 LX하우시스 최고생산책임자(CPO)로 한명호 LX하우시스 대표와 함께 환경안전 전담조직을 책임지는 한주우 부사장과도 창원공장에서 오랜 기간 함께 근무했다.
LX그룹이 여전히 LG그룹의 기업문화와 경영철학을 공유 중인 터라 내부 분위기에 밝고 정통한 인물을 선호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LX하우시스 관계자는 "박 전무는 LX하우시스의 안전·환경 관련 역량을 강화하는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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